"내 등에 찰싹 달라붙은 이 무거운 배낭은 나 홀로 짊어져야 했다. 하지만 길은 혼자서 걷지 않아도 되었다. 양쪽에서 엄마와 남편이 나를 부축한 채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짐 가방에 사랑을 듬뿍 담아 가져온 이가 있었는가 하면 진한 우정을 담아온 이도 있었고 존경심이 우러나올 만큼 단단한 지식을 담아온 이들도 있었다. 모두가 1년은 족히 쓰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손수건을 들고 와 아낌없이 눈물을 닦았다."

 

시련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고작 서른둘의 나이에, 성공 가도의 초입에서 암을 만난 니콜 슈타우딩거. 비로소 자신이 꿈꿔왔던 삶 앞에 서게 된 순간 곧바로 절망 속으로 곤두박질친 그녀는, 고통스럽게 묻는다. “왜 하필 나지? 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인가? 대체 내가 뭘 잘못한 거야?”

푸르디푸른 청춘의 한복판에서 죽음을 생각해야 했던 그녀. '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라'에는 이처럼 절망적인 순간을 맞닥뜨린 암 환자들의 좌절감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가 담겼다. 이는 결과적으로 암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불행을 만나게 된 모든 이에게 위로를 건네는 공감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녀가 들려주는 생생한 암 경험담은, 독자들로 하여금 끝내 깊은 곳에 처박아두었던 역경, 고난에 관한 고리타분한 수많은 격언을 다시 끄집어내게 할 것이다. 그럼에도 나아가야 한다는 것, 언제나 성장은 고통을 동반한다는 것. 어쩌면 커져만 가는 절망의 무게에 수많은 이들이 허덕이고 있는 오늘날이기에, 이런 진부해 보일지도 모르는 교훈이야말로 우리가 되새겨야 할 가치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많은 이들을 꼭 안아주며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힘내요. 할 수 있어요!” 부디 저자의 바람대로 많은 독자들이 '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라'를 통해 용기를 얻고 삶에 대한 의지를 새로이 다잡을 수 있길 바란다.

-니콜 슈타우딩거의 '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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