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바로 옆 아파트끼리 사이가 안 좋아서 생긴 일인 것 같군요. 예전처럼 오솔길이 있었다면 학교를 통해 집에 갈 생각도 안 했을 테죠. 이웃 주민들끼리 서로 마음을 열었으면 애초에 이런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 아파트 바로 옆에 생긴 새 아파트. 이름도 한끝 차이라 사람들은 ‘쌍둥이 아파트’라 부르는데, 정작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불리는 걸 싫어한다. 새 아파트에 입주한 사람들은 헌 아파트와 같이 묶이는 게 싫고, 자신들의 새 아파트에 ‘외부’ 사람들이 드나들고 훼손되는 게 싫어 두 아파트 사이를 연결하는 오솔길을 막는 울타리를 세우자고 말한다. 바로 옆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 사람들은, ‘새 아파트의 갑질’이라며 맞대응을 한다. 외부에선 똑같은 ‘쌍둥이 아파트’지만 내부에선 서로 담을 쌓고 미워하고 싸우기에 이른다.

이런 어른들끼리의 다툼은 아이들의 교실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끼리만 무리를 지어 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불합리한 상황과 불편함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어느 날 뉴스에 소개된 안타까운 사연. 새 아파트 입주민들이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높은 담장을 쌓아 올렸다는 것. 그곳이 지름길이라 자유롭게 지나다녔던 동네 주민은 담장 때문에 넓은 아파트 단지를 빙 둘러 다니게 되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또 이런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에 아이들도 사는 곳으로 무리를 짓고 친구를 구분하는 일이 생겼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끼리만 놀아야 한다면 정말 답답하지 않을까?

언젠가부터 새 아파트를 둘러싼 이기심이 자주 드러나고 사는 곳으로 서로를 무리 짓는 일들이 생기고 있다. 도시에선 오래되고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짓는 일이 계속되고 있는데, 새 아파트가 생길 때마다 이런 이기심으로 서로의 마음에 담장을 쌓는다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어른들이 쳐 놓은 울타리 때문에 우봉이의 짝꿍 나리가 길을 잃고, 나리를 찾으러 같은 반 친구들과 엄마들이 모두 나오면서 결국 화해의 길이 열리게 된다.

-신은영, 노은주의 '쌍둥이 아파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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