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골라주는 여자] "시는 말이 아니라 말씀이다" 최초의 비구니 시인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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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골라주는 여자] "시는 말이 아니라 말씀이다" 최초의 비구니 시인의 외침
  • 강선영 기자
  • 승인 2020.07.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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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골라주는 여자] "시는 말이 아니라 말씀이다" 최초의 비구니 시인의 외침
[책 골라주는 여자] "시는 말이 아니라 말씀이다" 최초의 비구니 시인의 외침

"시는 말이 아니라 말씀이다. 시는 쓰는 게 아니라 ‘비춤’이다. 시는 나를 비추고 다시 내가 거울이 되게 한다. 시인은 농사꾼이다. 모든 사물과 생명들을. 가장 친근하게 바라보는 무한한 사랑의 일깨움이 별이 되어 시인도 ‘비춤’이 되는 길 말이 빛남이 되는 순간에는 모든 생명이 함께 꿈틀거린다.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오시는 것이라는 것을 믿으며"

깊은 산속 산사에서 수행 중인 비구니 승려의 첫 시집이 출간됐다.

한국 현대문학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꽤 많은 승려 시인이 있다. 만해 한용운 시인을 비롯해서 지난해 입적한 조오현, 작가 조정래의 부친인 시조시인 조종현, 이청하, 향봉, 석지현, 석성우, 박진관, 황청원 시인 등이 승려 시인의 계보를 잇는다.

그러나 비구니 승려 시인은 일제 강점기 시절 스님이 되기 전 잠깐 활약했던 김일엽(1896-1971) 스님이 있기는 하지만, 시보다는 소설과 에세이, 언론 활동에 주력한 분이기에 순수한 의미의 비구니 시인은 원임덕 시인이 최초의 비구니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일엽 스님은 에세이집 ‘청춘을 불사르고’로 유명해진 분으로, 스님이 되기 전 여성운동가, 언론인, 수필가, 시인으로 활약하면서 화가 나혜석, 작가 김명순 등과 함께 자유연애론과 여성해방론, 신정조론을 외치며 개화기 신여성운동을 주도했다.

 이에 비해 원임덕 시인은 정식으로 문단에 데뷔해 시집을 내고 문예지 등에 시를 발표하는 최초의 비구니 시인으로, 한국문학의 귀한 존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 예술원 이근배 시인은 머리말에 “경상도 문경 고을 연엽산 깊은 곳에 암자 하나 짓고, 하늘의 해와 달, 별들과 눈 맞추며 오는 봄, 가는 겨울 피는 꽃, 내리는 눈, 새 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것들이 들려주는 말씀을 캐내어 적어낸 원임덕 시인의 다반향초(茶半香初)에 면벽참선 하며 한 올씩 뽑아내는 반야득음(般若得音)을 듣게 되어, 일찍이 저 공초(空超)나 만해(萬海)가 해냈던 내 나라 말씀의 지혜를 이만큼 깨우치고 있는 시인을 발견하니 놀랍고 기쁘다”고 적었다.

또한 월간 시잡지 편집인인 민윤기 시인은 “원임덕 시인은 김일엽 스님 이전 이후를 통틀어 한국문학 최초의 비구니 스님 시인으로 이 시집은 한국문학 사상 최초의 비구니 시인의 시집이라는 출판사적 기록도 세운 셈”이라고 말했다.

강선영 기자 ksy@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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