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그리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휴식을 취했으며,
운동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놀이를 하고,
새로운 존재 방식을 배우며 조용히 지냈다.
그리고 더 깊이 귀 기울여 들었다.
어떤 이는 명상을 하고, 어떤 이는 기도를 하고, 어떤 이는
춤을 추었다. 어떤 이는 자신의 그림자와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전과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치유되었다.
그리고, 무지하고 위험하고 생각 없고 가슴 없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라지자
지구가 치유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위험이 지나갔을 때
사람들은 다시 함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잃은 것을 애도하고,
새로운 선택을 했으며,
새로운 모습을 꿈꾸었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발견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치유받은 것처럼
지구를 완전히 치유해 나갔다.

- 키티 오메라의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류시화 옮김

 

류시화 작가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시를 소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을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미국 위스콘신주에 사는 전직교사라 쓴 시다. 그녀가 페이스북에 이 시를 게재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공유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존재적 의기소심' 상태에서 집에 머물고 있는 우리들. 어떤 이는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읽고 어떤이는 이렇게 글을 쓰고, 어떤 이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본다. 이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존재 방식을 발견하고 삶은 온전한 방향으로 되돌리는 계기가 되기를. 꼭 그렇게 되기를. 강선영 기자 ksy@newsnbook.com

- 류시화 작가의 페이스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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