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의 하루한줄] 플라스틱의 시대, 제대로 알고 대처하는 방법은?
[강선영의 하루한줄] 플라스틱의 시대, 제대로 알고 대처하는 방법은?

 

 

“우리는 얼마나 알고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을까?
이것은 참으로 무서운 질문이다. 음식물을 담거나 포장하는 데도 쓰고, 맨몸을 누이는 데도 쓰며 식량을 재배할 때도 쓰는 게 플라스틱인데도 아는 게 참 없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먼저 필요한 지식과 정보부터 전달하자고 마음먹었다.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일 또한 적정기술의 정신을 구현하는 길이다. 쓰레기 제로를 실천하고 순환경제를 이루기 위한 첫걸음, 적극적인 재활용을 생활 속에 실천할 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애니메이션 '월E'에서 지구는 쓰레기와 미세먼지, 유독가스로 가득 차 말 그대로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으로 묘사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도 지구는 바이러스와 질소 부족, 사막화에 따른 먼지 폭풍으로 인해 살 수 없는 곳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말해주는 것은 곧, 첨단기술이 아무리 발달한 미래에도 ‘지구’를 ‘되돌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플라스틱 쓰레기만 남아 온 지구를 점령하기 전에 우리는 지금 여기서 멈춰야 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은 플라스틱이라는 물질의 A부터 Z까지 완전히 해부하는 동시에, ‘플라스틱 사회’를 유지시키는 시스템까지 신랄하게 분석한다. 탄탄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지금 우리 생활에서 꼭 필요하고 실현 가능한 재활용 대책을 내놓는다.

저자는 지금이 “한 번만 쓰고 버려도 언제든지 다시 구할 수 있는 플라스틱의 시대”라고 단언한다. 뉴스를 통해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나, 배 속에 플라스틱이 가득한 해양 동물의 사체를 접할 때 우리는 여전히 먼 나라의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여길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딱 한 번 쓰고 버린 플라스틱들이 해양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오염이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는 ‘미세먼지’ 흡입을 막기 위해서 공기를 정화하고 마스크를 쓰는 등 노력을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에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세계자연기금(WWF)과 호주 뉴캐슬 대학이 공동 진행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 결과, 우리가 매주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이 거의 신용카드 한 장 무게라고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미세플라스틱은 수산물 섭취뿐 아니라,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대부분 의류를 세탁할 때도 나온다. 심지어 최근에는 국내 섬유유연제 등 생활용품에도 포함되어 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8월 보고서에서 밝힌 “미세 플라스틱은 인체에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된다”는 내용을 인용한 업계의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가습기 살균제, 생리대 발암물질 사태 등을 겪었고, 적어도 환경과 인체 영향 문제에 있어서 ‘업계’의 입장을 고스란히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결국 또 다른 사태가 벌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체로 나서서 플라스틱이라는 물질과 이를 둘러싼 문제들을 직접 파헤치는 수밖에 없다. 강선영 기자 ksy@newsnbook.com

-강신호의 '이러다 지구에 플라스틱만 남겠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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