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에 바깥을 나서기가 두렵다. 이번 주말도 야외활동은 언감생심이다. 주말 서울 낮 기온은 37, 경기도 이천 36, 대전 36도까지 오르면서 말 그대로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 때문일까. 요즘 서점가는 실내 피서지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휴가를 떠나지 않은 시민들이 집에서 방콕을 하거나 백화점, 쇼핑몰 등으로 이른 바 실내 피서를 떠나고 있다. 주말을 집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보낼 예정인 박 모(35충북 청주) 씨는 창문을 열어도 당최 시원한 바람을 느끼기 어려운 날씨라며 아기가 있어서 외출은 못할 것 같아 집에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답답한 집에 있는 것을 꺼리는 이들에겐 야외활동 중에서도 백화점과 쇼핑몰 탐방이 제격이다. 얼마나 나올지 모르는 에어컨을 집에서 작동시키느니 차라리 밖으로 나가 더위를 잊어보겠다는 생각에서다. 여자친구와 대구의 한 백화점을 찾은 강 모(33대구 동구) 씨는 인터넷에 에어컨 절약법을 보고 해봐도 뭘 해도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곧 다가올 가을 옷도 장만하고 더위도 피하려고 여자친구와 방문했다고 털어놨다.

시끌벅적한 백화점, 쇼핑몰보다 냉방이 잘 되는 대형 서점은 그 중에서도 단연 시민들의 시원한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했다. 11일 주말 오후임에도 대전 동구의 한 서점엔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은 물론 서점 내 카페에도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였다.

월요일을 코앞에 두고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던 직장인 유재열(31대전 서구)씨는 날이 더워서 밖에 돌아다니기도 어려운데 서점은 자리도 잘 마련돼 있고 책도 읽을 수 있어서 찾아왔다원래 혼자 다니길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더위가 누그러질 때까지 종종 이곳에 찾아와 여유를 만끽해야 겠다고 웃어보였다.

서점 관계자는 연말연시의 분주한 겨울보다 여름에 책을 찾는 이들이 더 많은 것 같다뙤약볕에 피서한다고 사서 고생할 게 아니라 책 한 권 정해서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 것이 현명한 더위 나기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전혜정 기자 haejung02@newsnbook.com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