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 Pixabay 제공
듣는 책, 이른바 ‘오디오북’이 새로운 독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Pixabay 제공

듣는 책, 이른바 ‘오디오북’이 새로운 독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특성과 변화하는 소비 성향이 시너지를 내며 시장 규모가 점진적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9년부터 국민독서실태조사 집계에 오디오북을 포함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오디오북 제작 지원사업을 3년째 운영해 왔다. 충북 보은군, 충남 서산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도 이달 오디오북 플랫폼 '윌라'를 통해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밝히는 등 오디오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의 ‘2020년 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267억 달러(약 29조 원)로 오는 2027년까지는 연평균 24.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망과 같이 오디오북 시장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도서와 오디오북을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는 2022년 2월 기준으로 400만 명 이상의 누적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스웨덴의 글로벌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토리텔'은 국내에 2019년 론칭 이후 5만 권이 넘는 한영 오디오북을 제공하고 있으며 교보문고, 알라딘 등 대형 서점도 오디오북 서비스를 운영하며 새로운 독서 흐름 형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렇게 오디오북이 공공기관과 사기업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것은 멀티태스킹(다중 작업)을 할 수 있는, 다시 말해 책을 ‘들으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디오북을 이용하면 클릭 한 번만으로도 독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데다 출퇴근, 등하교길 등 자투리 이동 시간을 활용해 듣기에도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20대 직장인 A 씨는 “종이책도 전자책도 직접 글을 읽으며 페이지를 넘겨야 해서 유동인구가 많은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는 다소 성가신 감이 있다”며 “반면 오디오북은 이어폰만 꽂고 있으면 되니까 편하다. 눈이 피로하지 않은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50대 전업주부 B 씨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갈수록 눈이 침침해 읽는 속도가 아무래도 떨어진다. 그래서 오디오북을 이용하게 됐다”며 “보통 전문 성우가 녹음하다 보니 꼭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것 같아 그냥 읽는 것보다 재밌다”고 호평했다. 

다만 기존 독서 방식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어 성장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다른 20대 직장인 C 씨는 "관심을 가져 보기도 했지만 답답해서 결국 직접 읽는 방식으로 돌아갔다"며 "글자를 읽는 속도가 소리가 재생되는 속도보다 빨라 오디오북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진다. 아무래도 집중해 듣지 않으면 내용을 놓치게 되는 것도 싫다"고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전 유성구의 한 서점 관계자는 “기존의 독서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아 시장 성장세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기관이나 지자체가 오디오북 관련 사업을 발굴하는 건 좋은 시도다. 접근성만 높아진다면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한 청년층은 물론 중장년이나 고령층에게도 독서에 대한 열정을 얼마든지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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