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 만들어 세계적 도시 만들자"
"서울대 10개 만들어 세계적 도시 만들자"

한국이 ‘교육지옥’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구체적 방법론에 들어가면 해법이 제각각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제목 그대로 전국에 ‘서울대’를 10개 만들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대학개혁 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가 기존 ‘대학통합네트워크’ 운동을 재정립하고 이름 역시 ‘서울대 10개 만들기’라고 바꿔 붙였다. 

그는 이 책에서 ‘왜 한국만 교육지옥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모두가 SKY를 향한 고속도로 위에서 한 방향으로만 달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얼핏 들어도 절대 실현이 쉽지 않아 보이는 이 과제의 정당성과 시급성을 설득하기 위해 지은이는 여러 가지 다양한 교육철학과 한국 대학체제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들추어 가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대학입시를 건드리는 순간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단기적인 관점과 이해관계에 얽혀 대학개혁 자체를 좌초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입시 문제는 뒤로 미뤘다.

책은 하나의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한다. “왜 한국만 교육지옥인가?” 한국 교육이 비정상적이라는 데 국민 대부분이 동의한다. 세계 최고의 사교육비, 세계 최저의 출산율, 불행한 아이들 등이 이를 증명한다. 

김 교수의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체제(UC 시스템)를 모델로 삼는다. UC 시스템은 UC 버클리, UCLA, UC 샌프란시스코, UC 어바인 등 10개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이뤄졌으며 캘리포니아 전역에 퍼져 있다. 김 교수의 주장은 서울대와 지방 거점 국립대 9곳을 묶어 대학통합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들을 연구중심 공립대학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전국 곳곳에 위치한 국립대가 서울대 수준의 좋은 대학이 된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지방대를 서울대로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김 교수는 “정부와 기업이 집중 투자를 하고 인재를 끌어모은 카이스트, 포스텍, 울산과기원의 사례를 보아도 가능함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이 대학들을 아무도 지방대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답한다.

대학개혁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충분하다. 서울대나 한국대 10개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수요도 많다. 교육지옥 해결이라는 가장 절실한 문제에 연간 3조6000억의 지원 예산을 추가 배정하는 것은 요즘 같은 초수퍼예산시대에 크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지방소멸 대응책으로 논의되는 ‘메가시티’ 전략에서도 깊이 논의해야 할 주제다. 김 교수는 “부산 경남 울산은 메가시티 계획을 구상하고 있지만 여기서 빠진 것은 세계적인 대학의 부재”라고 지적하고 “세계적인 대학의 보유 없이 결코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