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문학고향에 잠들다(사진=평창군)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문학고향에 잠들다(사진=평창군)

한국 근대 단편문학의 최고봉인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가산 이효석 선생이 길고 긴 여정을 끝내고 마침내 그의 문학적 고향인 평창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평창군 봉평면은 이효석 선생의 고향으로, 이 부부의 묘역은 이효석문화예술촌 내 효석달빛언덕 일원에 마련됐다. 추진위원회는 묘지 이장에 앞서 추모식을 갖고 이효석 선생 부부의 넋을 기렸다.

이효석 선생은 1907년 강원 평창에서 출생해 일제강점기 경성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

1928년 ‘도시와 유령’을 문단에 발표한 이래 1936년 당시 월간지 ‘조광’에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면서 한국 단편문학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에 이장된 선생의 부부 묘는 이효석과 그의 처인 이경원의 부부 유골이 합장돼 있다.

그간 선생의 유해를 평창에 안치하고 싶다는 지역여론이 조성돼 왔다. 이런 가운데 선생의 장남 이우현씨가 여론의 뜻을 받아들이면서 묘지 이장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선생의 유해는 1942년 사망한 후 아버지에 의해 진부면 하진부리 고등골에 안장됐으나 1972년 영동고속도로 건설공사로 인해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로 묘가 이전됐다.

그 후 또다시 1998년 9월 영동고속도로가 확장되면서 묘지 앞마당 일부가 잘려나가게 되자 유족에 의해 연고가 없는 경기도 파주 동화경모공원으로 이장됐다.

최창선 이전 추진위원장은 “그동안 효석문화제를 개최하면서 선생의 묘소가 경기도에 모셔져 있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다”며 “이제야 선생과 관련한 선양사업의 종지부를 찍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이번 추모식은 오후 3시부터 문학과 예술이 인생의 전부인 선생을 흠모하면서 생전에 즐기던 슈베르트의 보리수를 성악가 소프라노 서하연, 바리톤 최현규가 불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 보리수를 창작극으로 승화한 현대무용을 선보여 고요하면서도 엄숙한 가운데 극진한 예를 다하고 지역 문인의 창작 추모 시를 낭독하는 등 추모 분위기에서 지역의 기쁨을 표현하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했다.

한왕기 평창군수는 “선생 부부의 유택 안치를 통해 선생의 문학 감수성을 테마로 한 효석문화제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전국 제일의 문학 도시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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