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토지

한국 문단의 거장 박경리 작가가 살았던 집이 박물관으로 문을 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박경리 뮤지엄이 박경리 작가가 살았던 작가의 집을 1종 전문 사립박물관 ‘박경리 뮤지엄’으로 재탄생시켜 개관한다는 소식을 전한 것. 이와 함께 상설전 ‘톺아보는 작가 박경리’ 를 연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한국 문단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이자 작가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작가로 꼽히는 박경리 작가는 1955년 ‘현대문학’지에 단편 ‘계산’과 1956년 ‘흑흑백백’이 김동리 작가에 의해 추천돼 등단했다.

이후 ‘불신시대’(1957)를 비롯, 오십 편이 넘는 중단편을 발표했고, ‘김약국의 딸들’(1962), ‘파시’(1964), ‘시장과 전장’(1964) 등 장편소설은 후대에 길이길이 남을 만한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1969년 발표한 소설 ‘토지’는 1994년까지 26년간 집필한 작품으로 한국 문단에서는 그야말로 기념비적 작품으로 남았다.

박경리 작가는 또, 1996년 비영리 문화예술재단인 토지문화재단을 설립, 토지문화관을 1999년 개관해 수많은 국내외 문인과 예술인들이 작품 구상과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창작 공간을 운영해 많은 후배 작가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됐다.

박경리 작가 역시 이곳에서 ‘나비야 청산가자’(미완), 시집 ‘우리들의 시간’, 산문집 ‘신원주통신–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생명의 아픔’ 등을 집필하고, 토지문화관 창작실 입주 작가들을 돌보며 마지막 생애를 보냈다.

홀어머니 밑에서의 어려운 성장과 그에 따른 회의주의,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풍부한 소설적 경험도 했다는 6.25 전쟁, 남편과 아들을 잃은 슬픔, 그리고 암 선고 등 인생사 온작 불행을 겪으며 삶의 고통을 승화시켜 소설가로 우뚝 선 박경리 작가는 생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 삶이 평탄했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삶이 문학보다 먼저지요. 모든 인생이 그렇잖아요. 중간중간 불행도 있고, 인생은 물결 같은 것이거든요”라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1969년 연재를 시작해 26년에 걸쳐 시대정신과 인간통찰의 정수를 보여준 4만여장 분량의 '토지'에 대해 박경리 작가의 삶을 근간으로 해 우리 민족 문화를 응집하고 축성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또, 생전 소설가보다는 시인이 되고자 했던 박경리 작가는 꾸준히 시를 써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박경리 작가의 딸 김영주씨가 지난 2008년 유고 시집을 출간했고, 박경리 작가의 마지막 시집이 된 ‘버리고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며 사랑받고 있다.

한편, 박경리 작가를 기억할 수 있도록 새롭게 문을 열게 된 ‘박경리 뮤지엄’은 작가의 집(1, 2전시실)과 토지문화관에 위치한 3전시실과 뮤지엄샵으로 구성됐다.

개관 전시 ‘톺아보는 작가 박경리’는 1전시실에선 작가의 시간을, 2전시실은 작가의 집, 3전시실은 작가의 집필활동을 주제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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