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세포들 (사진-네이버 웹툰)
유미의세포들 (사진-네이버 웹툰)

 

#. 회사에서 야근을 하던 30대 여성 유미(김고은)에게 후배 우기(최민호)가 말을 건넨다. ‘무슨 뜻이지?’ 유미의 머릿속은 갑자기 복잡해진다. 파란 옷을 입은 ‘이성(理性) 세포’가 “별 의미 없는 질문이니까 그냥 할 일 다 끝났다고 답하면 돼”라고 유미에게 충고한다. 다른 세포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던 이때, 갑자기 망토를 두른 ‘명탐정 세포’가 등장해 “늦게까지 함께 야근하길 바라는 거다”라고 소리친다. 평소 유미를 마음에 두고 있던 우기가 야근이 끝난 뒤 함께 집에 가자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 순간 유미의 가슴이 콩닥거린다. 오랫동안 연애를 하지 않은 유미의 마음속 깊이 숨어 있던 ‘사랑 세포’가 뛰어나온다.

만화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가 국내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웹툰업계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tvN에서 방송 중인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드라마는 2015~2020년 네이버웹툰에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웹툰은 누적 조회수 32억 회로 약 500만 개의 댓글이 달린 화제작으로, 드라마도 공개 직후 웹툰의 장점을 살린 참신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웹툰이 드라마화된 건 웹툰과 드라마의 핵심 타깃인 젊은 직장인의 고민을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작품은 평범한 직장인 유미가 직장생활과 연애에서 느끼는 생각 및 고민을 세포라는 이색 소재로 표현했다. 다이어트 압박에 시달리던 유미가 분식집으로 달려가는 건 ‘출출 세포’가 폭주해서이고 유미가 소개팅에서 만난 구웅(안보현)과 데이트하기 전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하는 건 ‘패션 세포’ 때문이라는 발랄한 상상력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매주 연재되는 웹툰은 한 회를 1, 2분 안에 볼 수 있는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일상의 단면을 짧게 담아내는 형식이다. 반면 드라마의 방송시간은 편당 1시간 가까이 된다.

드라마 제작진은 시즌 1과 2를 동시에 제작 중이다. 등장인물은 실사 배우로, 세포들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건 국내 드라마에선 이례적인 시도다.

다만 비판적인 시각 또한 적잖다. 시청률이 1%대로 떨어져서다. 기존 웹툰에서의 인기와 달리 드라마화된 작품을 두고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3회는 시청률 1.871%, 장르별 순위에선 종합 2위, 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웹툰업계 A 관계자는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면서도 “기존 웹툰이 인기를 얻었다고 이를 작품화환 드라마 모두가 인기를 얻는 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웹툰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잘 살려야만 후속작도 흥행을 거둘 수 있다”며 “오히려 작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드라마가 제작될 시엔 기존 웹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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