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솔아 작가의 자전적 체험이 바탕인 장편소설 <최선의 삶>은 “다른 응모작과는 체급 자체가 다른 소설이었다.”는 압도적인 평과 함께 2015년 제4회 문학동네 대학 소설상을 수상한 화제작으로 가수 아이유가 MBC ‘같이 펀딩’을 통해 인생 책으로 언급하며 이슈를 더한 바 있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최선의 삶>은 여고생들이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시절을 가장 슬프고 아프게 보내는 ‘강이’, ‘아람’, ‘소영’ 세 친구의 이야기다.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 최종현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 최종현

‘나는 최선을 다했다. 떠나거나 버려지거나 망가뜨리거나 망가지거나,

더 나아지기 위해서 우리는 기꺼이 더 나빠졌다.’

원작에서는 16살, 하지만 영화에서는 18살인 세 명의 소녀가 벌이는 사건사고가 이야기의 뼈대를 이룬다. 충청도 구도시와 신도시가 만나는 동네에 어중간하게 자리 잡은 여고를 배경으로 늘 주체적이지 못하고 끌려 다니는 캐릭터 ‘강이’와 푼수처럼 명랑하지만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람’ 그리고 리더 격으로 외모를 비롯해서 가정환경 등

전혀 부족함이 없는 ‘소영’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셋은 영화의 시작부터 가장

끈끈한 절친이다. 함께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땡땡이를 치기도 하지만 결정적 선을 넘지 않던 차에, 학교생활에 권태를 느낀 소영의 주도로 셋은 가출을 감행하게 되는데...

이우정 감독은 <송한나>, <에드벌룬>, <서울생활> 등 단편영화를 통해 주목을 받았고 이 작품을 통해 장편 데뷔를 하게 되었다. 제작사의 추천으로 책을 읽으며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계속 앞으로 걸어가는 강이의 모습에 매료되어 꼭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최선’이라는 거에 대해 계속 생각해보게 되었다고도 했다. ‘최선을 다한다’는 건 에너지 넘치는, 좋은 기운의 말들로 많이 쓰이지만 인생은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 그 이면의 것들을 느끼고, 과거의 일들이 보듬어졌으면 좋겠다고 감독은 말한다.

가출팸들의 적나라한 현실을 페이크 다큐처럼 사실적인 묘사로 현장감을 살린 <최선의 삶>을 보면서 임순례 감독의 장편 데뷔작 <세친구>가 떠올랐다.

물론 <세친구>는 남고를 졸업하고 막 20대에 들어선 남자들의 이야기로 크게 유사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스토리상으로 유사하다면 임상수 감독의 <눈물>일 것이다. 하지만 임순례 감독이 떠오른 건 이우정 감독이 같은 여성이고 또 한양대 연극영화과 동문이며 독립장편영화를 통해 자신들의 이름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킨 점이다.

한국 영화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즉 헐리웃과의 경쟁에서 오늘도 튼튼히 버티고 있는 건 무한한 용기와 도전 정신을 가진 독립영화인이 있기에 가능할 것이다.

그들에게 박수를 그리고 박수 이전에 우리 관객 여러분들의 관람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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