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문고 문닫는다' 안내문
(속보) 불광문고 폐업에 주민들 "지키자" 구제 요청(사진=SNS 캡처)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서 25년 동안 운영돼 온 지역 서점 '불광문고'가 다음 달 5일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불광문고가 폐점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이 주민청원을 통해 구에 구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은평구와 불광동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국민의힘 신봉규 은평구의원에 따르면 ‘은평구의 지역서점을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지난 19일 올라와 25일 현재 1425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구는 ‘열린청원’ 제도를 운영하며 청원 동의자 500명이 넘으면 구청장이 직접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청원은 올라온 다음날 동의자 500명을 돌파했다.

1996년 문을 열고 동네서점들이 연달아 문을 닫는 상황에도 명맥을 이어 온 불광문고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폐점 소식을 알렸다. 서점 측은 “책 판매로는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버거운 날들이 오래 지속됐다”며 “오프라인 지역 서점은 온라인 서점보다 비싸게 책을 공급받고 있다”며 “이런 기형적인 도서 유통 구조와 대형 서점의 지점 확장으로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졌다”고 했다.

불광문고 측은 ①도서유통 시장의 무게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갔고 ②온라인 서점에 비해 오프라인 서점이 책을 비싸게 팔 수밖에 없고 ③대형 서점들이 지점을 늘려나가는 삼중고 때문에 영업 여건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불광문고가 운영을 끝낸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유년 시절의 추억이 많았던 곳이다" "가슴이 먹먹하다" 등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은평구청 홈페이지 온라인 청원 게시판에는 "불광문고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불광1동 주민이라 밝힌 청원인은 "지역서점은 지역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공공의 장"이라며 "서점이 교육기관과는 다르지만 지역 교육과 문화에 깊이 연관된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지역 서점의 모든 것을 책임져달라는 요청이 아니다"라며 "행정기관이 나서서 최소한의 바탕을 만들 수 있다면 지키고 가꾸어가는 것은 서점과 지역민의 몫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서 불광문고 같은 지역 서점이 더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면 좋은 지역 혁신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은평구청 열린청원은 청원 등록 후 30일 이내에 500명 이상의 주민이 지지하면, 구청장이 20일 내에 검토해 답변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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