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한 작은도서관에서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책읽어주기 수업을 받고 있다. 전우용 기자
대전 중구 한 작은도서관에서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책읽어주기 수업을 받고 있다. 전우용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일상생활의 많은 것들을 바꿔놓고 있는 가운데 여름방학 기간 아이들의 놀이터 역할을 했던 지역 도서관들도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올해 2학기 전면등교를 내세웠던 교육부도 ‘이른 개학’을 하는 일부 수도권 초·중·고등학교에 대해 일단 전면 원격수업 방침을 결정함에 따라 학생들은 모니터를 통해 쌍방향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교육계 전체로 옮겨붙고 있는 가운데 해마다 방학이면 초등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해왔던 도서관들도 당황한 모습이다.

여름과 겨울, 방학이 되면 각 지역 도서관들은 빼놓지 않고 독서교실을 운영해 왔지만, 올해는 열심히 기획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 4단계, 전국 각 시도 3단계로 격상되기 전 이미 독서교실을 운영했던 일부 도서관들은 그나마 대면 프로그램과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나눠 운영했지만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대면 프로그램은 아예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리기와 만들기 등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해야 더 효과적인 프로그램의 경우 모니터 화면에 의존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아이들이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화 속 등장인물들의 역할 놀이나 상황극 등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 A씨는 “아이가 책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친구들과 화면을 통해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정도는 문제가 없지만, 여러 가지 도구를 이용해 직접 물건을 만들어보는 등의 체험활동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방학 때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이하듯 독서교실에 참여하다 집에서 혼자하려니 재미를 덜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 B씨는 “방학때라도 아이가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에는 손이 덜 갔지만 지금은 비대면 수업을 들을 때 옆에 있어야 해서 불편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도 방학 동안 책 읽기 등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7월 독서교실 수강생 모집을 마치고 이달 초, 중순 프로그램 운영을 계획하고 있는 전국 각 지역의 도서관들은 대면과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지만,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 경우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해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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