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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채밴드 정진채 씨
진채밴드 정진채 씨

시에 음을 붙여 만든 시노래를 통해 그 의미를 더 빛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진채밴드 리더 정진채 씨가 그 주인공이다.

정 씨는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긴 시들을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재탄생시킨다. 그에게도 시노래는 순수한 창작물의 일환이다.

그는 소장 가치가 있는 음반을 만들어 많은 이들과 그 감동을 나누기 위해 오늘도 기타와 펜을 잡는다.

모두가 공감하고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시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정 씨의 당찬 포부를 들어본다.

정 씨는 중학생 때 기타를 스스로 배우고, 친구들 앞에서 연주회를 열만큼 음악에 대한 사랑이 뜨거웠던 어린 가수였다. 무언가에 홀린 듯 기타를 잡았던 그의 인생에서 노래는 필연적인 부분이었던 셈이다. 정 씨는 “지금도 고향 충남 논산에서 농사짓듯이 음악을 만들고 있어요. 음악적 영감이 저에게 왔을 때 곡을 완성해 나가는 작업은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죠. 여전히 어린 시절 가졌던 마음으로 무대에 서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프로젝트 밴드 ‘진채밴드’ 보컬이자 리더로서, 베이시스트 최수항 씨, 드러머 조상훈 씨와 음악을 창작해가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정 씨는 “진채밴드 멤버들과 예전부터 친한 선후배 사이여서 마음이 참 잘 맞아요. 소위 텔레파시라고 하듯 눈빛만 주고받아도 서로가 원하는 바를 알죠. 다들 한 가정의 아빠여서 생계형 밴드란 별명도 있습니다.”라고 웃음 지었다.

정 씨는 음반 작업을 하던 중 우연히 시노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그 계기로 시노래 매력에 풍덩 빠져 지금까지 시의 정서를 악보 속에 담아내고 있다. 그는 “내 이야기를 가사에 써내느라 시로 노래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전혀 못 했습니다. 시집을 열어보니 수없이 많은 가사가 있어 놀라웠어요. 시속에는 이미 많은 음악이 숨어 있죠. 뮤지션들이여 시집을 펼칩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래전부터 대전작가회의 회원을 중심으로 시인들의 시에 곡을 붙여 꾸준히 공연을 이어왔다. 최근 문학 콘서트 ‘시로 해가 뜨고 시로 달이 지는 나라’에서 이근배 시인의 시로 공연을 진행했다. 정 씨는 “문인들의 생애가 담긴 시를 노래한다는 것은 정말 감격스럽고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첫 시노래인 김희정 시인의 ‘맹물’, 민족시인 윤동주의 ‘서시’, 그리고 나태주 시인의 ‘풀꽃’ 등 노래로 부르면 저에게 감동을 주는 시들이 많습니다. 저도 직접 시를 쓰고, 저만의 시노래를 만들어 보고 있어요.”라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마냥 음악이 좋아서 무대에 오르던 정 씨에겐 기쁜 일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결혼 후 늘 불규칙한 수입과 규칙적인 지출의 차이 때문에 생계유지라는 벽에 부딪혔다. 그렇게 돈을 벌기 위해 밤업소에서 노래를 불렀지만, 현실적 괴리감, 음악적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10년이란 긴 시간을 오롯이 음악 하나로 버텨온 그는 지금도 꿈을 잊지 않고 마이크 앞에 선다. 정 씨는 “음악 활동의 근간을 창작에 두고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세션이나 녹음실 운영. 강연 등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그 차이를 극복하고 있어요. 지금도 노래는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고 유일하게 좋아하는 일이죠.”라고 강조했다.

정 씨는 코로나19로 공연 무대가 줄어든 상황에도 기타를 들고 문을 나선다. 감염병으로 지쳐있는 사람들의 심신을 시노래로 위로하기 위함이다. 그는 “백신 접종으로 인해 상황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듯합니다. 하루빨리 집단면역이 형성돼 많은 곳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길 바라고 있어요.”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연주곡 앨범, 6집 앨범, 박범신 시가집 등 다양한 곡을 쓰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람들 기억 속에 남는 좋은 음반을 발표해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그 돈을 좋은 곳에 쓰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정 씨는 “요즘 대중음악이 너무 자극적이고 획일적으로 흘러가서 안타깝습니다. 음악은 자극적인 소비보다 더 큰 가치가 있는 것이에요.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해가지만 그 흐름에 따라가지 않아도 감동이 되는 음악, 시노래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란 소망을 내비쳤다.

◆ 정진채 씨는?

정 씨는 충남대 그룹사운드 ‘백마들’ 보컬리스트로 활동했으며 군 재대 후 민중가요밴드 ‘노래로 그리는 나라’에 합류해 가수의 꿈을 펼쳐갔다.

특히 블루스 밴드 ‘유리’에서 활동하던 중 지금의 아내와 만나 결혼했다.

이후 ‘아이빅 밴드’에서 기타를 잡았고 지난 2001년 진채밴드를 결성해 현재까지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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