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터뷰] "詩, 삶의 새로운 의미" 송계헌 시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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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터뷰] "詩, 삶의 새로운 의미" 송계헌 시인을 만나다
  • 송영두 기자
  • 승인 2021.06.06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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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헌 시인
송계헌 시인

색다르고 매력적인 시어로 독자들의 마음을 간질이는 사람이 있다. 송계헌 시인이 그 주인공이다.

송 시인은 다양한 은유와 개성적인 이미지를 통해 높은 시적 사유와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어떤 것을 읽어내고 추구하려 하기보다 그 여운을 느끼고 각자의 방식대로 상상할 수 있기를 원한다.

그의 또렷한 시적 자의식 속에서 탄생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공허한 마음을 시로 표현하다

송 시인은 지난 1989년 ‘심상’으로 등단한 뒤 대전에 터를 잡아 문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4년 만에 세 번째 시집 ‘하루의 정전’을 출간하며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그는 시집 출간에 대해 “작년 봄에 남편을 떠나보낸 뒤 그이에게 헌정하는 시집이에요. 어쩌면 남편이 저에게 베푼 마지막 선물일지도 모르겠죠. 내적 결핍감, 어두운 현실을 뛰어넘어 슬픔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시로써 견뎌내려 했습니다. 참 슬프면서 기쁜 마음이에요”라고 말했다.

송 시인의 시집에는 유독 많은 은유 표현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그는 “시를 빛내는 많은 비유 중 설명이 들어간 직유보다 시의 이미지를 형상화 시키는 은유가 더 좋다고 생각해요. 시의 맛을 고급스럽게 살리는 역할을 하는 거죠. 어둠과 고통의 바닥에서 올라가 표출하기 힘든 내밀한 감정의 리듬을 온전히 담아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배우자의 작고에 대해 다룬 시집이기에 시제, 시어들이 다소 어두운 느낌이 든다. 당연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에 송 시인은 “정서의 본질, 선과 악의 축을 깊숙한 곳에서 끌어내보니 밝음보다는 어둠의 결들이 주를 이루게 된 것 같습니다. 어둠에서 다시 빛으로 승화된 정식적 고양을 삶에 투영하고자 했어요. 속악한 세상과의 갈등과 불화에 초월적, 관조적 태도로 대응함으로써 담담하게 내면의 상처를 응시하는 거죠”라고 나지막이 말했다.

◆ 시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나‘

송 시인은 첫 시집에서 밀도 높은 은유와 개성적인 이미지를 통해 수준 높은 시적 사유와 감각을 보여 줬다. 두 번째 시집에서는 또렷한 자의식 속에서 탄생한 시적 사유와 감각을 내면화해 성찰로 나아가는 여정을 표현해내기도 했다.

그의 인생에서 시는 삶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스승 같은 역할이다. 시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성장하기 때문이다. 송 시인은 “시는 작가 약하며 개인적이에요. 그러나 저를 환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센 폭음 같죠. 시를 통해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겁니다. 글을 쓴다는 건 정체성을 확립하고 삶의 올바른 지표를 바라보는 작업이에요. 시의 언어는 어떤 것을 얘기하는 게 아닌 단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죠”라며 자신만의 뚜렷한 가치관을 보여줬다.

또 30년이란 긴 시간동안 시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시대에 대한 암울함, 개인사적인 정신과 도덕성의 피폐함으로 인한 어려움이 발생해 삶의 증언자가 필요했어요. 때문에 나 자신에 대한 자기고발에 시를 쓰며 정신적인 안정감을 받았죠. 그렇기에 문학과 여전히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웃음 지었다.

오랜 시간 동안 글을 써왔던 송 시인은 마음 속 희로애락이 가득 차오르지만 그 영감이 시로 형상화되지 못할 때 낙담한다. 그는 “기쁘고 슬펐던 일이 파도처럼 몰려온 적이 있었는데 그 감정을 글로 풀어낼 수 없어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또 제가 독자와 서로 소통하지 못해 상실의 시간이 된 적도 있었어요. 앞으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더 노력해야겠죠”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앞으로 쓸쓸하고 외로웠던 마음을 내려놓을 계획이다. 지금처럼 준엄한 자기 판단 아래 좋은 시를 찾아 쓴다는 포부도 있다. 송 시인은 “어둠을 배제한 맑고 밝은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조금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죠”라고 당차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 시인은 “시가 트롯 열풍처럼 대중을 압도할 수 있는 장르는 아니지만 관중이 존재하지 않는 예술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시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바라봐 주길 바라요. 그러면 소수의 독자라도 함께 걸어가며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죠”라고 소망을 내비쳤다.

◆ 송계헌 시인은?

송 시인은 지난 1989년 ‘심상’ 신인상으로 등단해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시집 ‘붉다 앞에 서다’, ‘하루의 정전’ 등이 있다.

그는 제9회 대전시인협회상을 수상한 바 있다.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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