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과 맞물린 ‘저작권 분쟁’
줌(Zoom) 유료화 전환 부담감 모두 학교 몫?

오는 8월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이 전면 유료화된다. 코로나19로 실시간 화상 수업이 일상이 된 교육 현장에서 줌 유료화는 적잖은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내달 중 유료화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1005명을 대상으로 ‘줌 유료화 전환 관련 학교현장 인식조사’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절반 수준인 49%(592명)는 줌 유료화 전환에 대한 대안으로 ‘줌 지속 사용을 위한 비용 지원’을 선택했다. ‘안정적 무료 플랫폼 혹은 웹 기반 무료 화상회의 서비스 발굴 및 제공’ 25.6%, ‘e학습터나 EBS 온라인클래스 대폭 보완 및 활용 권고’는 24%의 응답률을 보였다. 또 설문 참여자 중 80.1%가 쌍방향 화상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줌을 활용하는 교사는 무려 73%다. ‘e학습터’(10.2%), ‘구글 클래스룸(7.4%)’, ‘EBS온라인클래스’(4.8%)를 이용하는 교원들에 비해 압도적이다.

현장의 교사 대부분은 줌 유료화에 따른 해결 방안으로 교육당국의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전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현재 모든 교사들이 줌을 사용하고 있어 해당 플랫폼이 유료화가 되고 지원이 없다면 무료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찾아 교사 연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줌 유료화를 앞두고 교육 당국은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위한 자체 프로그램을 대안으로 내세웠지만 교사들의 원성은 여전히 자자하다. 화상회의 프로그램 중 줌이 가장 편리하고 안전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중 e학습터, EBS 온라인클래스를 사용하는 교사들은 서버 불안정, 접속 어려움, 구성의 난해함, 화질 및 음성 하울링 문제 등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다. 대전 한 초등학교 교사는 “현재 EBS온라인클래스를 활용하고 있는데 화질이 낮아 학생들의 표정을 식별하기 어렵고 학습 영상을 공유했을 때도 아이들이 잘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호소했다.

일부 교사들은 줌 같은 사설 플랫폼 활용이 장기화 될 경우 비용 문제가 큰 문제점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요금 결제에 대한 부담은 학교에 고스란히 넘겨지기 때문이다. 줌 유료화 개편 후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려면 교사 1인당 연간 약 200만 원(1800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해당 계정 1개를 구입하면 교사 2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며, 20학급 규모의 학교라면 계정 1개, 40학급 이상인 학교는 계정 2개를 이용해 수업 진행이 가능하다.

교원들이 교육 당국에 유료화 개편에 따른 어려움에 재정적 지원을 요구하자 서울시교육청은 여러 가지 공공플랫폼이 있어 굳이 예산을 지원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도 “특정 업체 사용에 대한 지원 계획은 없는 상황이고 타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줌 유료화에 따른 예산을 추가로 배정하지 않고 해당 비용을 학교 재정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2학기 줌을 활용하는 교사의 수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 관련 예산을 책정하기 어렵다”며 “줌 유료화 전환 전 하반기 예산을 파악하고 17개 시·도교육청과 협의 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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