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 세계 책의 날 특집인터뷰] 시인 나태주

4월 23일은 독서 증진과 출판 장려, 저작권 보호 촉진을 목적으로 유엔 교육 과학 문화 기구 (유네스코)이 지정한 세계 기념일, 책의 날입니다. 코로나 시대,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책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남에 따라 독서 문화가 잔잔한 물결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책 속에는 경험으로 얻을 수 없는 삶의 흔적과 길이 있다고 말합니다. 저희 ‘뉴스앤북’은 2021년 책의 날을 맞아 명사들이 걸어간 삶의 흔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4월 23일은 도서 출판을 장려하고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세계 책의 날이다. 책의 날을 맞이한 소감은?

“책에 대한 결핍으로 책의 날이 결정된 것이다. 사람들이 책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향유한다면 이런 날이 필요 없다. 그런데 사람들이 책이란 걸 잊어버리고 산다. 1년 12달이 모두 책의 날인데 왜 하루만 책의 날인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책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란 뜻에서 결정된 날인 것 같다”

2. 사람들이 책에 대해 소홀하게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돌파구가 있을까?

“책도 수없이 많은 매체 중 하나다. 최근 영상매체가 많이 발달했다. 그래서 책을 멀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인류, 문화, 역사의 밑바닥에는 책이 있다. 아무리 응용 예술, 과학이 훌륭해도 본래에 있는 기초, 순수함이 없으면 가다가 시들어버린다. 다양한 매체 속 기본이 책이다. 결과적으로 책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독자들이 필요로 여기는 책을 쓰면 읽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글을 내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멀리하는 것이다. 책이 사람들에게 자주 쓰일 수 있는 유용한 약이 되길 바란다.

3.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전해준다면?

“모두가 화나고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다. 물질적으로도 참 힘든 시기인데 힘내란 말도 위로가 안 될 것이다. 지금은 생활이 아닌 생존의 시기다. 살아남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기필코 다시 생활의 시대까지 함께 갈 수 있길 바란다. 코로나19 언덕 너머엔 분명히 우리가 가야할 평화로운 빛이 있을 것이란 걸 잊지 말고 하루하루 승리하길 바란다”

4.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책이 있다면?

“꼭 필요한 책을 남기라면 논어를 남기고 싶다. 논어가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종교적 이야기가 아닌 인생 처세학이다. 공자가 어떻게 인생을 방황하고 슬퍼했는지, 자신의 길을  어떻게 찾아가는지 알 수 있다. 오랜 시간이 변하지 않아도 변하지 않는 책을 읽어야 한다”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