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홍인숙 대전문인협회  故박용래시인 생가 터 복원 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안내판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안민하 기자
7일 오후 홍인숙 시인이 대전문인협회 故 박용래 시인 옛 집터 안내판을 소개하고 있다. 홍인숙 시인은 현재 대전문인협회 故 박용래 시인 옛 집터 복원 추진위원회 위원장이다.  안민하 기자

 

고(故) 박용래 시인이 별세 전까지 살았던 대전 중구 옛 집터 표지석 인근에 안내판과 방향유도판이 새로 설치됐다. 중구와 대전문인협회 협업으로 이뤄진 새단장을 마친 것이다. 이 일에 제일 앞장선 건 대전문협 '고 박용래 시인 옛 집터 복원 추진위원회'였다.  

눈물이 많아 ‘눈물의 시인’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박 시인은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 후 조선은행 대전지점에 근무하며 대전과 연을 맺었다. 그는 1963년 대전 중구 오류동에 정착해 시인으로서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다 1980년 그의 거주지 청시사(靑枾舍)에서 별세했다. 

'푸른 감나무가 있는 집'이라는 뜻의 청시사는 각종 문인들이 드나드는 교류의 장이었지만 지난 2008년 건물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공용주차장이 들어서면서 그 또한 옛말이 됐다. 대전문협은 박 시인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구에 건의를 해 바로 2009년 옛 집터 표지석 설치를 이끌어냈다.  

그를 재조명하기 위한 대전문협의 노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7일 찾은 중구 오류동 149-3번지. 서대전네거리 역에서 직진, 식당 몇 곳을 지나치자 한 공용주차장 입구에 ‘박용래 시인 옛 집터 가는 길’이라고 쓰인 새 안내표지판이 보였다. 안내판의 화살표 방향으로 들어서 마주친 표지석 뒤쪽 벽에는 페인트칠을 갓 마친 흔적이 두드러졌다. 

박 시인을 소개하는 안내판은 인근 대로 변에 설치됐다. 앞에는 유족이 고른 사진과 그와 청시사에 대한 소개를, 뒷면에는 연보를 적어뒀다. 함께 새겨진 QR코드는 박 시인에 대한 글을 모아둔 대전문협 카페 페이지로 연결해 준다.  

안내판을 본 한 시민은 ”땅이 넓지 않은데 자투리 공간을 잘 이용했다“고 칭찬했고 다른 시민은 ”이번 안내판 설치를 계기로 박 시인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일부에서는 안내판이 시선이나 발길을 끌어당기지 못하는 것 같다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이는 이후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한 대전문협의 열의로 차차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홍인숙 고 박용래 시인 옛 집터 복원 추진위원회장은 ”박용래 시인을 시민에게 좀 더 알려 대전의 예술적 긍지를 높일 기회“라며 ”앞으로 박 시인 옛 집터에 벽화, 시화를 그리고 다른 대전의 예술가들과 연계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전문협과 사업을 함께 추진한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청시사가 철거될 당시 사람들이 그를 잘 몰랐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로 사람들이 관심도 가지고, 박 시인의 옛 집터 공간이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