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터뷰] "우리 민족의 유구한 기상을 가슴에 품길..." 금재 이돈주 한민족(韓民族) 시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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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터뷰] "우리 민족의 유구한 기상을 가슴에 품길..." 금재 이돈주 한민족(韓民族) 시인을 만나다
  • 송영두 기자
  • 승인 2020.12.13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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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북은 매주 문인들을 만나 그들이 가진 독특한 창작 세계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소소하면서 진지한 대담 속에서 그들의 눈으로 본 세상을 뉴스앤북이 독자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뉴스앤북과 함께 분야와 지역을 넘어 다양한 책과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이돈주 시인
이돈주 시인

'낙목한천(落木寒天) 찬바람이 휘날리는 12월의 어느 날 뉴스앤북이 이돈주 시인을 만났다.

이 시인의 철학적 사유와 심미적 시각을 깨닫게 해주는 울림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비평적 담론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문학을 바라보는 그, 자신감 넘치는 발언과 목소리는 가히 주목할 만하다.

‘역사 발전에 대한 신념’이 확고한 시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Q.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문인협회 수석부회장을 맡고있는 이돈주 시인입니다.

Q. 시인님께서 한민족(韓民族) 시인이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A. 최근 한민족 시인이란 칭호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고 우리 민족의 삶과 강산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오랫동안 글을 써온 사람 또한 적어요. 우리들의 정서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라고 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전범이 될 만한 사건이나 인물을 찾기 어렵죠. 현재 역사관이 한반도와 근래의 역사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Q. 그런 문제점을 타개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있을까요?

A. 우리 민족 진취적 기상의 뿌리가 되는 조상들이 살았던 지역과 이들의 활약상을 알리고 가르쳐야 민족의 진취적 기상이 높아질 것입니다. 나, 사회, 국가 더 크게 바라봐서 전 인류에 확대돼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아집, 편견을 버려야겠죠. 하지만 자신의 정서를 외면해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느낀 것을 글을 통해 잘 표현하고 남들에게 보탬을 줘야 해요.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적인 감각 속에서도 나만의 것을 찾아 공감적 환기를 불러 일으켜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시를 대해야하는 자세가 아닐까요.

Q. 공감적 환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시인님의 노력이 있다면?

A. 안타깝지만 저는 그 노력을 많이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남들처럼 많이 알려지지 않았겠죠. 저도 보통 시인들처럼 짧고 쉬운 글을 많이 쓸 수 있었겠지만 ‘사고의 숙련으로 시를 써서 걸러내는 것이 시의 정수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에 대한 천착(穿鑿)을 한다고 했지만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입니다.

이돈주 시인의 시집 '그림자 동행
이돈주 시인의 시집 '그림자 동행

Q. 요즘은 창작에 어느 정도 시간을 할애하시나요?

A. 현재도 틈틈이 시를 쓰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세상에 내놓을 시기를 놓쳐버렸어요. 내년에 제가 70세를 맞는데 그 시기에 맞춰 시집을 출간할 계획을 가지고 있죠. 지금까지 50여 편의 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Q. 1989년 ‘시와 의식’ 신인문학상에 당선돼 문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시가 삶에서 가지는 의미가 궁금합니다.

A. 저는 시를 사무사(思無邪)라고 말합니다. 생각이 올바르기 때문에 사악함이 없는 게 바로 시에요. 여기에 보태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에 대한 탐구를 하고 있죠. 그것이 바로 자강불식(自强不息)입니다. 스스로를 강하게 하며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이런 자세를 견지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야겠다고 항상 느껴요.

Q. 시인님의 글에서는 유독 공주, 대전의 옛 정취가 많이 느껴집니다.

A. 저는 제 고향 공주에 대해 ‘외화내빈(外華內貧)’이란 생각을 해요. 백제의 고도, 문화유산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유명 장소 외에는 아는 곳이 별로 없죠. 이 땅에서도 구석기시대부터 무궁화 꽃처럼 사람이 나고 졌고 동네 마다 이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에 대한 연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작은 것이 아름답고 귀하다는 말을 공주에서는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크죠.

Q.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A. 제가 그곳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역의 사람들이 공주의 역사를 조금 등한시한다고 느껴요. 예부터 동편제, 서편제는 보편화 됐지만 충청 호서지방의 중고제는 박동진 명창이후 누가 다루고 있는지 알 턱이 없죠. 드러난 것을 역사라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내력이라고 하는데 두 사이의 양극화가 너무 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역 사람들이 문화, 예술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단 마음이에요.

Q. 최근 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그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현재 문학이 우물쭈물하고 있단 생각을 해요. 시가 독자에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시인, 작가들의 끝없는 수련과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아름다움이 필요하죠. 문학이 어떤 사람에겐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지만 모든 독자들의 필요에 충족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Q. 문학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세상에 많이 내놓아야 해요. 하지만 울림 없는 다작(多作)이 되어서는 안 되죠. 단 한권의 책이라도 오래 읽힐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대중적인 문학의 홍수 속에서 더 세차고 맑은 물줄기의 문학이 내재되어 흘러야 기회가 생기겠죠.

Q. 맑은 물줄기의 문학이란 단어를 통해 문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책 속에서 단 한 줄이라도 남에게 공감이 되고 마음을 울리게 만든다면 그것은 성공적인 활동이죠. 현대의 삭막한 감정을 순화시키고 보듬어줄 수 있는 문학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오랜 습작을 통해 ‘모름지기 시를 쓰는 자 시에 대한 수련을 많이 해야 한다’란 것을 많이 느꼈어요.

Q. 문인들도 많이 늘어나고 책도 출간하고 있는 반면에 독자들은 줄어들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잖아요.

A. 현재 사람들은 스마트폰, 전자기기 외에는 다른 것에 관심을 두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 창작자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자세를 가져야 해요. 보편, 타당성을 가진 개성을 통해 독자의 뇌리에 스치는 글을 써야하죠. 코로나19로 어려운 이 때 한 달에 1~2번쯤은 가족끼리 책방 나들이를 가봤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구매해 좀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하길 바라요.

Q. 최근 시인님 삶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A. 최근 유튜브를 통해 ‘세한도’를 아무 조건 없이 국가에 헌납한 손창근 씨를 봤어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를 보여준 그에겐 금관문화훈장이 수여됐죠. 저도 한밭교육박물관, 한밭도서관, 문경문학관 등 다양한 곳에 교육유물들을 기증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세한도를 잘 지켜줘서 고맙다’는 국민적인 표시로 그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세한도에 담긴 의미를 더 깊게 생각해야 하지만 작품의 외면, 외향적인 부분에만 관점을 둔 것 같아요.

Q. 직접 교육유물을 기증 하고 계신다구요?

A. 제가 그렇게 값비싼 교육유물을 기증한 것은 아니지만 박물관에서 젊은 사람들이 제 교육유물, 서책을 찾아봐줬으면 좋겠어요. 헌책방에서 구해놨던 책들과 집안에서 보관하던 물품들을 박물관에 넘겨줬죠. 또 오랜 기간 교직생활을 하며 ‘아이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란 생각을 했고 그 결과가 이렇게 됐습니다. 넘쳐나게 풍족한 생활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이 쉽게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공감의식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그것을 바탕으로 민족의 맥이 이어지길 바라죠.

Q. 시인님이 독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나요?

A. 시와 소설 중에서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시에서는 절박한 현실을 기록한 중국 당대의 시인 두보의 작품을 추천하고 싶죠. 당시의 삶의 어려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편적으로가 아닌 폭 넓으며 자신에게 맞는 장르를 선택해 읽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A.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남들과 화합하며 살지만 타인과 같지 않다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살아가며 다른 사람들과 우애를 돈독하게 유지해야 하며 사는 게 좋은 거죠. 시를 쓰는 자세에 대해서는 자신의 정성을 다해 독자들과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 동시에 교훈과 새로움이 들어가는 수작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주면 금상첨화(錦上添花)죠. 감사합니다.

◆시인 프로필

금재 1954년 공주에서 출생한 이돈주 시인은 1982년 충남문인협회에 가입했고, 1986년 ‘오늘의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 ‘시와 의식’ 신인문학상에 당선돼 등단한 후 시집 ‘고개를 넘으며’, ‘숲길에서’ ‘마음의 길목’, ‘그림자 동행’을 출간했다.

이 시인은 1992년 시 전문 동인지 ‘풀무문학’을 창립했고, 2015년 한민족대상(문화예술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서정문학 연구위원, 대전문인협회 수석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송영두 기자와 이 시인
송영두 기자와 이 시인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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