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는 멀리, 채소는 가까이" 비거니즘을 위한 도서 4

1. 김한민 '아무튼, 비건'

작가 김한민은 어느 날 무언가를 보았고, 알게 되었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변화를 시도했다.?시도의 결과는 좋았고,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았으며, 그러다 보니 이제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졌다. 그?변화란 바로 동물을 먹지 않으며, 동물의 털과 가죽으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으로 살아가는 일이다.

김한민 작가는 책에서 육류와 유제품의 생산과 소비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 진실을 나누고자 한다. 오늘날의 공장식 축산에서 가축은 식용을 위해 생산되고 처리되는 공산품일 뿐이다. 그곳에서 동물들에게 삶이란 없다. 죽기 위해 태어난 존재. 그래서 오직 고통뿐이다.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밀집 사육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관리자들이 동물을 학대하고 구타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동물들이 병에 걸릴 확률과 치사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들을 살려두는 것은 항생제 과다 투여뿐이다. 병든 동물들은 방치되거나 산 채로 쓰레기처럼 버려진다. 더구나 단시간 내에 최소 비용으로 도살하기 위해 벌어지는 일은 도살업체들이 말하는 ‘인도적 도살’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진실이 커다란 거짓말에 가려져 있다. 바로 고기를 먹어야 건강할 수 있다, 채식만 하는 건 건강에 해롭다, 라는 거짓말이다. 이에 김한민 작가는 육류와 유제품은 백해무익하며 비건으로도 충분히 건강하게, 아니 오히려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확신을 자신의 경험과 과학적 정보들을 통해 입증한다.

 

 

2. 보선 '나의 비거니즘 만화'

'비거니즘'이란 단순히 '고기, 생선, 유제품을 먹지 않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거니즘이라는 가치관을 소개하기 위해 이 만화는 나와 다른 존재를 존중하는 법, 동물을 몰개성화하거나 대상화하지 않는 태도, 육식의 불편한 진실, 비인도적인 동물 착취 등에 대해 다룬다. 또한 비건으로서의 일상과 다양한 비건食에 대해서도 그린다.

비건이라는 말은 이제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150만 명으로 이 중 비건 채식 인구는 약 50만 명이다. (일반적인 채식이 고기나 생선을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면 비건은 우유, 달걀 등을 포함한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배제한 엄격한 채식을 말한다.)

비건이 직접 쓰고 그린 비거니즘에 대한 만화가 처음으로 출간된다. '나의 비거니즘 만화'는 트위터에서 비건들끼리 정보를 주고받을 때 쓰는 해시태그 "#나의_비거니즘_일기"에서 따온 제목이다. 나, '아멜리'는 비인간 동물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 비건이 되었다.

책의 주인공 ‘아멜리’는 동물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 비건이 되었다. ‘비거니즘’이란 단순히 ‘고기, 생선, 유제품을 먹지 않는 것’ 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일종의 삶의 태도이다.

책에서 저자는 비거니즘은 누군가를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기 위한 가치관이 아니며 채식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에게 도덕적인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아 문제, 성소수자 문제, 환경 문제 등 여러 사회 문제가 있고 채식도 마찬가지이며 비건은 여러 사회 문제 중 일부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다. 다만 육식 뒤에 어떤 불편한 진실이 있다면 진실을 마주하는 데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3. 허유정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쓰레기 없는 결혼식을 꿈꿨지만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으며, 비닐과의 이별도 생각보다 정말 쉽지 않았다. 유정 씨는 쓰레기 줄이기를 실천한 날에는 성공했다고 고백하고, 실패한 날에는 실패했다고 솔직하고 유쾌한 목소리로 그려냈다.

코로나19로 인간은 대혼란을 겪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지구는 건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관광객이 줄어든 베네치아의 운하는 맑아져 돌고래가 포착되고, 회색 안개 속에 갇혀 있던 파리의 에펠탑도 그림 같은 모습을 되찾았다고.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에서는 뿌연 미세먼지로 가득했던 하늘이 맑아졌다. 

그동안 인간이 얼마나 자연에 무지막지했는지 잠시 멈춰, 돌아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런 와중에 기후 환경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인간의 삶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코로나19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구의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이 닥치는데, 우리에게 남은 건 단 0.5도라고. 기후 변화 문제가 핵전쟁 급으로 우리에게 소리 없이 다가온 것이다.

이렇게 기후 문제가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줄여 친환경 삶을 실천하는 운동인 ‘제로웨이스트’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린피스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배우 류준열 씨는 생선을 다회용 용기에 담아 구매하는 모습을 개인 SNS 계정에 올려 팬들의 공감과 응원을 받기도 했다. 포장재가 없는 제로웨이스트 샵은 2014년 독일에서 시작돼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현재도 제로웨이스트 샵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엄격하고 적극적인 환경운동가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플라스틱 컵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점점 더 많아지면 좋겠다. 세상에 존재하는 작은 생명 하나가 건강히 사는 것이, 오늘 내가 행복하고 무탈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믿기에.

 

 

4. 최태석 '시작하는 비건에게'

책은 비긴 비거너들의 질문에 대한 최셰프의 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간 마주한 비건 비기너들의 수많은 질문과 SOS를 총 11가지 상황으로 분류했다. 이 책은 일상 식재료를 활용한 104가지 일상요리로 풀어진다.

부산 비건들의 아지트로 손꼽히는 비건 빵집 '꽃피는 4월, 밀익는 5월'의 오너셰프인 최태석 셰프는 책의 기획과 딱 들어맞는 저자이다. 매일 새벽 빵집으로 출근해 빵을 굽고 있지만 파티셰가 아닌 셰프로 불리는 사람. 빵집이면서 빵정식과 브런치 인기가 더 높고, 스태프밀로 하루 한끼 채식을 나누는 사람. 게다가 삼시세끼를 책임지겠다는 로맨틱한 프로포즈로 이후 줄곧 집에서도 매일 아내와 딸을 위한 비건 집밥을 짓고 있는 사람.

그가 채식을 유지해온 세월이 자그만치 올해로 32년, 비건 생활은 7년차에 이른다. 그의 첫 책인 '시작하는 비건에게'는 오랜 시간 동안 채식과 비건을 지향해오며 겪은 시행착오와 노하우에 대한 요약본이자, 이제 막 채식과 비건을 시작하려는 이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서이다.

두부가 지겨운 날, 얼큰한 국물요리가 당기는 날, 술안주가 필요한 날, 도시락 메뉴가 고민인 날, 레스토랑에서처럼 즐기고 싶은 날, 달달한 디저트가 먹고 싶은 날, 힘이 딸리는 날, 보글보글 라면 끓이고 싶은 날, 길거리 간식이 떠오르는 날 등 채식인으로, 비건인으로 생활하며 맞닿게 되는 상활별 고민과 그 해결책이 책 안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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