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통 얼룩진 상화시인상…죽순문학회 "기념사업회, 손 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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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전통 얼룩진 상화시인상…죽순문학회 "기념사업회, 손 떼라"
  • 전혜정 기자
  • 승인 2020.11.1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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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상화 고택
시인 이상화 고택

1985년 죽순문학회가 제정해 시상해오다가 2008년 이상화기념사업회가 발족하면서 이관된 상화시인상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상화 시인은 일제강점기라는 불운한 시대를 살면서 여러 주옥같은 작품을 남기고 짧은 생을 마감한 시인이다. 

1901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상화 시인은 위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가 1943년 만 42세의 젊은 나이에 대구 자택에서 숨을 거둔다. 그의 문학활동의 업적을 기리고자 제정된 상화시인상은 1986년 죽순문학회가 제정해 올해까지 35회째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35년 전통의 '상화시인상'이 수상자 결정 과정에서 이상화기념사업회의 매끄럽지 못한 운영이 도마에 올랐다. 사업회는 수상자 선정을 위한 운영위원회조차 열지 않은 것은 물론 수상 후보와 연관된 인물을 심사위원에 포함시키는 등 적잖은 절차상의 문제점를 노출했기 때문이다.

'상화시인상 심사규정'에는 "상화시인상을 주최·주관하기 위해 5인 이내의 운영위원회를 두며, 운영위원은 죽순문학회를 비롯한 이사회에서 추천할 수 있다. 또 이사장은 운영위원장을 포함한 5명 이내 운영위원을 위촉해야 한다. 운영위원회는 5인 이내의 심사위원을 위촉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올해는 운영위원회를 열지 않고 사업회와 대구문인협회·대구시인협회·죽순문학회에서 추천한 4명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죽순문학회는 상화시인상을 이상화기념사업회에서 죽순문학회로 다시 환원할 것 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죽순문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제35회 상화시인상 부정선정 논란과 관련해 대구시민과 대구문학계에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이상화기념사업회의 행태는 상화정신을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애초 시인상 제정 취지를 정면 부정하는 유례없는 역사적 과오를 범했다”고 밝혔다.

이어 죽순문학회는 “금년 제35회 상화시인상 자체를 영구 결회로 하고 상화시인상 또한 죽순문학회로 환원 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문학계로 확산된 갈등은 증폭 됐으며 시민사회단체가 요청한 자성의 목소리도 외면하며 첨예한 분쟁은 급기야 도를 넘어 법적심판대에 있다”며 “이런 상태를 감안하면 상화시인상의 실행사업은 회생 불가능하다고 여긴다”고 덧붙였다.

문학인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문학인은 "고인이 알면 얼마나 슬퍼하겠냐. 문학인의 양심을 말로서 회피하려는 행동은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학인은 "법적 공방으로 까지 번진 것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공정한 수상자 선정 과정에 큰 문제가 발생한 점에 대해선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혜정 기자 haejung02@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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