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상이 나한테 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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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상이 나한테 원하는 것
  • 전우용 기자
  • 승인 2020.11.01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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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를 읽고, 저자 김사과
-청주 대성고등학교 1학년 황유담
황유담
황유담

“세상이 나한테 원하는 것. 나 같은 사람을 원하는 세상에 내가 원하는 것. 그것은 정상적인 거지 비정상적인 것이 아냐. 그리고 그런 내가 보기에 너는 비정상이야. 너는 니가 가진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만족할 수가 있어? 어떻게 그렇게 소박하게 웃는 얼굴로 만족할 수가 있어?” -미나 中-

거의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이 어렸을 때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주기도 하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살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부모든 그 누구든, 어른들은 아이에게 사회의 이상향을 대입시킨다. 아이는 결국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이를 깨닫고, 나의 욕망을 내버려둔 채 이상향에 맞춰 노력하게 된다. 결국 그 아이들 중, 그 노력의 과정들을 이해하지 못한 몇몇은 우울과 무기력증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기준으로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는 스트레스 인지율과 우울감 경험률이 각각 44.6%(2017년 여학생 기준) ~ 49.5%, 30.3%(2017년 여학생 기준) ~ 33.6%로 적어도 10명중 3명은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학생들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학생의 과정을 거쳐 사회에 진출한 사람들, 결국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얘기이다.

솔직히 말해서, 자신이 경제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 힘들지 않고, 속에 무언가를 쌓아두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오늘 이 궁극적인 문제점에 대해 ‘미나’라는 책을 읽은 한 독자로써 말하려고 한다.

‘미나’라는 책은 첫 문장부터 다른 소설들과는 다른 점을 보여준다.

김사과 작가의 특유한 그 글체와 예민한 소재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그 직설적인 부분은 순간적으로 마음 한 켠에 불쾌함을 자아냈고 초반부터 소설이 끝나기 전까지 이 불쾌함은 가실 줄을 몰랐다. 또한 마지막 장면을 보며 나는 내 또래의 주인공들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먹었는데, 공감이 안 돼서가 아니라, 이 책을 덮고 주위를 바라보니 다 주인공과 똑같아 보여서였다.

이 책에서 주인공 수정이는 이 사회가 원하는 이상향, 그 자체이다. 똑똑하고, 능력있고, 예의 바르고 똑부러진 아이. 하지만 소설 첫 장면부터 수정이는 불량아 같은 모습으로 나온다. 학교에서는 사회가 원하는 사람으로, 속에서는 마음이 곯아 터진 삐뚤어진 아이로 말이다. 수정이는 마음속으로 이 사회에 순응함으로써, 정점에 다다를 것이고 끝으로는 이 사회를 죽이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수정이는 이미 사회에 순응함으로써 일부분으로 녹아들어갔고, 친구의 죽음에 슬퍼하며 소소한 행복을 원하는 미나라는 친구를 사랑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집착한다. 제가 원래부터 원하고 부러워했던 모습이, 무의식적으로 필요하지 않아 버렸던 감정들이 눈 앞에 보임에 수정이는 그것들을 한 움큼 움켜쥐어 터트리는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미나
미나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이와 똑같이 사회의 이상향을 만들어내고, 그에 이상향이 된 아이들은 자신의 욕망을 쌓아둔다. 그렇게 표출하지 않고 살아가고, 살아가고, 또 살아가다보면, 묵혀 있던 그 욕망은 이상한 곳으로 터지기 마련이다. 사회에 순응하고 억제하며 살아갈수록 여유는 점점 없어지고, 사회에 정해져 있는 답에 집착하게 된다. 그렇게 한 인격체의 어긋난 못을 박은 프랑켄슈타인이 학창시절부터 사회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들도 과연 이 프랑켄슈타인에 조금이라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수정이는 말한다. ‘학창생활은 일부 영리한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계급을 유지시킬, 혹은 좀 더 향상시킬 기회를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인식되며, 나머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대학교는 여기보다는 낫겠지 하며 인내하는 과정에 불과하며, 그 둘 사이에 끼어 길을 잃고 쓸데없는 것을 망상하며 우울증에 시달리는 학생은 결국 자살에 이르게 된다.’ 나는 이 문구를 보고 다시 한 번 내 주위의 또래 아이들을 생각했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같은 나이대의 한 청소년으로써, 누구보다 친구들을 많이 봐오고, 많은 얘기를 들어본 사람으로써, 대부분의 아이들은 저 문구에 해당된다고 확신할 수 있다. 나조차도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가지이다. 제발 자신을 맞추어 살지 말자. 사회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닌, 나에 사회를 맞추어야 하는 게 분명한 것은 모두들 잘 아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회에 순응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마음가짐 만큼은 사회에 맞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끔씩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는 여행도 가보고, 무엇보다 올바른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오늘은 어땠다, 내일은 어떨 것이다.

상상도 해보면서 친구들, 가족들과 공유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나는 이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고, 현재 청소년들의 자아형성의 단계에서 우울감과 반항적인 면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전우용 기자 jwy@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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