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다시 소설을 쓸 거냐고 물으면 전 항상 ‘사랑에 대해 쓸 것이 충분히 생기면’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오늘의 BOOK PICK은 저자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이다.

상대에 대한 탐색과 탐험이 끝났을 때 대체로 사랑이란 감정은 다소 냉소적으로 변하게 된다. 그 정점은 결혼식날일 수도, 첫 잠자리를 가진 날일 수도 있다.

저자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성적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우리가 익혀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한두 가지 면에서 다소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줄 아는 간헐적인 능력이다.

소설과 에세이가 절묘하게 만난 이 소설은 결혼한 한 커플의 삶을 통해 일상의 범주에 들어온 사랑에 대해 통찰한다. 영원을 약속한 그 후, 낭만주의에서 현실주의로의 이행을 그려낸다.

두 주인공 라비와 커스틴의 생활을 따라가며 점차 잠자리의 스릴을 잃고, 함께하는 기쁨이 혼자일 필요성에 자리를 빼앗기고, 육아에 시달리고, 외도의 유혹에 흔들리는 모습 등 자신의 사랑에도 찾아올 수 있는 균열의 순간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케아에 컵을 사러 갔다가 의견 충돌로 빈손으로 돌아오며 ‘이걸 어떻게 평생 견디고 살지?’라고 맨 처음으로 함께하는 삶에 의문을 던진 두 사람의 결혼의 전 과정을 예행하듯 일상의 면면들에 주목하고, 그 안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사랑의 담론들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단순히 몇 달, 몇 년이 아닌 수십 년에 걸쳐 사랑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저자는 그런 순간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랑과 결혼에 대한 잘못된 통념이며, 그러한 통념으로부터 벗어날 때 비관적인 미래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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