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 받은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구름빵' 저작권 논란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대법원이 '계약상 문제가 없었다'며 출판사 손을 들어줬지만, 백 작가와 출판사 한솔수북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며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2004년 출간된 구름빵은 단행본만 40여만 부가 팔리고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다양한 2차 상품으로 만들어진 히트작이다. 지난 4월에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ALMA)을 수상해 국제적으로도 인정 받았다.

하지만 원작자인 백 작가는 출판사로부터 계약금과 추가 지급분 등 1,850만원만 받았다고 하면서 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저작권 전체를 출판사 측에 일괄 양도하는 이른바 매절계약을 맺은 게 문제였다. 백 작가는 2017년 매절계약 무효소송을 냈지만 1,2심 재판에서 모두 패소했고 대법원에서도 졌다.

수십만권의 판매량에다 뮤지컬,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되어 세계 어린이들의 동심을 되살린 ‘구름빵’ 작가의 TV출연에 대해 출판사 대표가 반발했다.

백 작가는 지난 9일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출판사와 벌인 소송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백 작가는 2004년 집필한 ‘구름빵’의 저작권을 대법원까지 가는 기나긴 소송 끝에 출판사에 넘겨줘야 했는데 그는 “계약서를 보고 뭔지 모르겠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라고 했다. 형평성 때문에 다른 작가들과 똑같은 계약서에 사인을 해야 한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후배 작가들에게 미안하다. 여기까지밖에 못한 것에 대해. 길을 잘 닦아놨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계약서를 쓰고 내 작품을 처음으로 보여줄 때 다들 부족하다는 이야기만 하겠지만 자기 자신만큼은 자기 작품이 최고라는 걸 잊지 마라”고 응원했다.

방송 다음날 조은희 한솔수북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가는 작품성과 인간성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나서서 또 보여주었다”며 “본인이 어떻게 그림책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 어떻게 구름빵이 유명해질 수 있었는지는 일절 얘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해냈고 출판사는 아무 역할도 없이 열매를 가로챈 것처럼 얘기한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은 장기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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