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세기 여성들의 마음엔 절벽의 풍경이 하나씩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최근에 더욱 하게 되었다. 십 년 전 세상을 뜬 할머니를 깨워, 날마다의 모멸감을 어떻게 견뎠느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떻게 가슴이 터져 죽지 않고 웃으면서 일흔아홉까지 살 수 있었느냐고.

오늘의 BOOK PICK은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다.

『시선으로부터,』는 현대사의 비극과 이 시대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 세계의 부조리란 무거운 주제로 운을뗀다.

미술가이자 작가이며 시대를 앞서간 어른이었던 심시선.

그녀가 두 번의 결혼으로 만들어낸 이 독특한 가계의 구성원들은 하와이에서 그녀를 기리며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해나간다.

심시선과 그녀의 딸들, 손녀들까지 삼대에 걸친 여성들의 삶을 시대상과 엮어 펼쳐 보이면서 기존 전통과 가부장제를 거부하는 여성들의 변화된 의식 체계를 설명한다.

한 시대의 여성들에 대한 올곧고 따스한 시선으로부터 시작된 세계관을 보다 자세하게 조명했다.

남성성이 중시되는 시대의 폭력과 억압 앞에서 순종하지 않았던 여성 중심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