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건립되는 노동문학관이 6일 첫 삽을 떴다.

‘노동문학관건립위원회(위원장 정세훈, 시인)는 이날 오전 충남 홍성군 광천읍 월림리 162의2 현장에서 착공식을 갖고 오는 7월 20일 개관을 목표로 본격적인 건축 공사에 착수했다.

민족시각문화교류협회 배인석 상임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착공식에는 강원민예총 김흥우 이사장, 정의당 이선영 충남도의원, 더불어민주당 최선경 전 군의원, 이부균 홍성군행정복지국장, 신주철 광천읍장, 가수 이지훈 등이 참석, 착공을 축하했다.

착공식에서 정세훈 위원장은 “일제 강점시기 카프와 전태일 열사 분신이후의 노동문학 관련 소중한 자료들이 손실되고 있다”며 “그 자료들을 모아서 잘 보관해야겠다. 더 나아가 노동문학을 조명하고, 노동문학이 향후 유구토록 우리 한국사회의 올바른 길잡이가 되도록 노동문학관을 건립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또 “건축을 위해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줄여 건립자금을 마련했지만 건축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가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SNS 등을 활용한 모금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향후 충청남도 또는 홍성군과 협의해 현 부지의 노동문학관을 확장하고, 그 중심으로 주변에 관련 ‘시비동산’과 ‘조각공원’ 등 예술마을을 조성해 전국에서 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오는 예술명소로 조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 못한 건축비용이 추가되어 한 때 기금 부족 상황을 맞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건축을 위해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줄여 건립자금을 마련했다. 그러나 건축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가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활용한 모금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문학관에서는 일제강점기 카프문학의 대표주자를 비롯해 산업화 후 현재까지의 출간된 노동문학 관련 개인 작품집과 잡지 등을 총망라해 선보일 예정이다.

노동문학관이 들어설 부지는 480㎡(약 145평) 크기다. 부지 마련과 건축에 필요한 비용은 한국작가회의, 한국민예총 등 민중예술단체와 관계자들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노동문학은 노동자들의 삶과 현실에 초점을 둔 문학으로 1920∼1930년대에 대두됐다가 해방 이후 이어진 분단으로 잠시 명맥이 끊어졌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 단계로 접어든 1970년대부터 다시 활발해졌다.

특히 노동문학은 1970년대 들어 박정희 정권 하에서 민주화운동, 민중운동에 투신한 당대 지식인들이 주로 활동한 공간으로 인식돼왔다. 박노해, 백무산, 김해화 등이 노동현장의 시인으로 활약하며 노동자들의 피폐한 삶, 자본주의의 각종 병폐를 날카롭게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도 1970~1980년대 산업화 시대의 상징이자 노동 운동의 중심지였던 구로공단과 가리봉동을 무대로 한 작품들이 지금도 유명하다. 박노해 시집 '노동의 새벽'(1984), 조세희 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1978), 이문열 소설 '구로아리랑'(1987), 양귀자 소설 '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1987) 등이 노동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전혜정 기자 haejung02@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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