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 어려운시기 지역서점을 우선 이용해 서민들의 고충을 덜어주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행동에 나섰다. 이에 지역 출판업계에선 "폐업은 막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는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청을 대상으로 지역서점 인증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소속 공공·학교도서관 등 공공기관의 도서 구매 시 지역서점을 우선 이용해줄 것을 권고했다.

2014년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으로 공공·학교도서관 등 공공기관에서 도서를 구입할 때도 도서정가제가 적용됨에 따라 도매업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은 지역서점도 도서관 도서납품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문체부는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청을 대상으로 공공·학교도서관의 도서 구입 시 지역서점을 우선 이용해줄 것을 계속 요청해왔다.

하지만 지역서점 우선구매만으로는 제도의 효과를 거두기에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서점 외에도 청소용역업체, 건설업체, 음식점 등, 타 업종 업체가 업태에 서점업을 추가해 도서납품시장에 참여하는 이른바 ‘유령서점’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유령서점 문제가 지속되면서 도서정가제를 통한 지역서점 상생 취지가 약화된다는 우려가 제기되어왔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현재 11개 지자체에서는 조례, 지침, 공고 등의 형태로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지역서점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인증하는 ‘지역서점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문체부는 이러한 사례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지역서점의 최소 기준안*을 제시하고 지자체별 상황에 맞는 지역서점 인증제 도입을 요청했다.

공공기관들이 유령서점이 아닌,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도서 전시장과 문화공간의 역할을 하는 지역서점들의 도서를 더욱 많이 구매할 경우, 코로나19 여파 등 지속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역서점들이 수익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앞으로 관련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지역서점 인증제와 지역서점 우선구매제도를 확산시키기 위해 관련 법·제도를 정비해나갈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지역서점의 수익 개선이 지역주민 대상 서비스 역량 강화로 이어지고, 지역서점과 도서관 간 상생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지역 출판업계에선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그 뿐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악영향이 지속적으로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부의 방침이 있어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도 정부 차원에서 대형서점이 아닌 지역서점의 활용 권고는 지역서점에겐 단비같은 소식"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만큼 향후 보완대책에 대한 고민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아쉬워했다.

세종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A 모(55)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의 절반 이상이 줄어들면서 문을 닫을까도 생각했다"면서도 "정부의 지역서점 활용에 따라 걱정을 한 시름 덜긴 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손님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없어져 막막하기만 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정란 기자 jungran@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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