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필', '사과' 요구에 결국 고개숙인 문학사상사
'절필', '사과' 요구에 결국 고개숙인 문학사상사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상을 수상한 윤이형 작가가 절필을 선언한 데 이어 당초 올해 우수상 수상작가로 선정된 최은영 씨가 사과 요구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윤 작가는 지난달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입장문을 올리고 절필을 선언했다. 그는 “제가 받은 이상문학상을 돌려드리고 싶다. 부당함과 불공정함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는데 돌려드릴 방법이 없다. 저작권 개념 인식도 미비해 양도 문서에 사인을 했고 제 작품을 그 일에서 떼어낼 수도 없게 됐다. 그래서 그 상에 대해 항의할 방법이 활동을 영구히 그만두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작가는 이상문학상을 운영하는 문학사상사를 향해 “문학사상사는 회장님 한 사람의 억압적인 명령에 따라 이상문학상을 자의적으로 운영한 것, 우수상 수상자들의 저작권을 불공정한 방식으로 빼앗은 것, 형식상의 계약서를 보내며 거래하듯 상을 수여해 작가들에게 부당한 상황을 만든 것, 그리고 이것이 직원의 실수라고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고 상처 받은 작가들과 독자들에게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일침했다. 

윤 작가가 절필 입장을 발표하자 올해 우수상 수상작가로 선정됐으나 이를 거부한 최은영 작가도 문학사상사에 대한 사과 요구에 가세했다. 최 작가는 “윤이형 작가의 입장문을 읽고 안타까움과 슬픔, 분노를 피할 길이 없었다. 모든 책임을 직원 개인의 ‘실수’로 몰아가며 자신들의 부당한 행동을 반성하지 않는 문학사상사에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파문이 커지자 문학사상사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임지현 문학사상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제44회 이상문학상 진행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와 그와 관련해 벌어진 모든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깊은 책임을 느낀다. 김금희 작가, 최은영 작가, 이기호 작가, 윤이형 작가를 비롯해 이번 사태로 상처 입으신 모든 문인 분께 먼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린 점 역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계약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논의 과정을 거치겠다. 대상 수상작의 저작권 3년 양도에 대한 사항을 출판권 1년 설정'으로 정정하겠다. 수상작을 개인 창작집의 표제작으로 삼을 수 없다는 조항 역시 수상 1년 후 해제하겠다”고 개선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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