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표성 수필가(사진=송영두 기자)
강표성 수필가(사진=송영두 기자)

[뉴스앤북 = 송영두 기자] "글쓰기는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입니다. 글을 쓰면서 내 안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습니다“

삶의 경험을 수필에 담아내는 데 있어서 추상화와 구체화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강표성 수필가가 그 주인공이다.

"글 쓰는 걸 좋아하고 다른 분야보다 글에 대해서 자세가 진지한 사람입니다" 강 수필가는 이렇게 자신을 소개했다. 어떤 단어로 자신을 표현할지 고민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사뭇 경각심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익산에서 자란 그는 어릴 때부터 책과 글쓰기를 좋아했다. 초등학생 시절 우연히 나가게 된 백일장에서 상을 받으며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경험은 지금의 강표성 수필가를 만든 주춧돌이 됐다. 당시 강 수필가는 ‘나도 잘하는 게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자신감과 자아 인식을 얻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강 수필가는 “결혼 후 가정생활에 집중하느라 글쓰기를 잠시 접었다가, 다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다시 공부했어요. 처음에는 소설을 쓰고 싶었지만, 수필이 저에게 맞는 옷이란 걸 깨달았죠. 수필은 일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기 때문에, 제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느낍니다”라고 회상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출간된 수필집 '와디에 서다'(도서출판 이든북)를 통해 강 수필가는 내면에 담긴 성찰의 의미를 봇물 터지듯 쏟아냈다. 그는 ‘와디에 서다’에 사유의 원천인 삶의 경험들을 여러 형태로 표현했다.

일상의 경험을 추상화해 주관적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구체화하여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재현하기도. 강 수필가는 표현 의도와 목적에 따라 삶의 경험을 적절히 변형시킬 줄 아는 작가다.

수필가에게 경험의 인식 방법이나 기술 방식은 소중한 도구다. 강표성은 경험의 추상화와 구체화, 직관과 논리에 의한 통찰, 수필의 순문학주의 지향과 사회적 책무의 실천이라는 두 가지 형태의 수필 창작을 두루 지향한다. 어느 한쪽에 편향된 글쓰기에 갇혀 있지 않다.

강표성 수필가(사진=송영두 기자)
강표성 수필가(사진=송영두 기자)

출간 소감을 묻자 강 수필가는 “지난 2016년에 책을 낸 후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제 안에서 좋은 글이 쏟아질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내 그릇에 담길 수 있는 용량은 그리 많지 않았죠. 주변 사람들의 격려로 인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얼핏 철이 드니 마냥 기쁘지만은 않더라고요”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와디에 서다’를 통해 그는 독자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려고 했을까. 아니면 해답을 제시하려 했을까. 강 수필가는 이번 수필집에서 삶을 사막에 비유, 그 속에서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은 오아시스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그는 오아시스에 머물기 보다는 넓은 인생 위에서 아주 작은 일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와디’라고 표현했다. 이 같은 그의 신념이 어쩌면 ‘와디에 서다’를 만들었을지 모른다.

수필집 '와디에 서다'(사진=도서출판 이든북 제공)
수필집 '와디에 서다'(사진=도서출판 이든북 제공)

"작품을 쓰다 보면 어떨 때는 쉽게 써질 때가 있고 의도가 있을 때도 있습니다" 강 수필가의 글쓰기 과정은 다양한 단계로 이뤄진다. 주변 이야기부터 사회 이야기까지, 최근에는 본질에 접근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물이나 사람의 행동을 관찰할 때도 항상 그 이면과 바탕을 들여다보려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출간 후 아쉬움으로 남는 점도 있다고. 강 수필가는 "조금 더 제 안에서 녹여낼 수 있는 작품들을 찾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깊게 고민하며 글을 쓴다면 중간 단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본질 앞에서 보통 수준에서는 사람이나 일상적인 사건들로 얘기하죠. 하지만 좀 더 깊게 들어서면 정신적인 부분으로 옮겨갑니다”라고 역설했다.

그의 글쓰기 방식은 개념적인 부분까지 포괄하여 입체적으로 분석하려 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또 강 수필가는 인간에 대한 관심이 그의 글쓰기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그 관심은 때로는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로 확장되며, 본질을 찾아나가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결핍감 때문에 글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작하다 보니 결핍감을 매꾸기 위해서 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장과 더 넓은 세상에 대한 이해를 위해 쓴 것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의 글쓰기 과정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과 배경 지식 확장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강 수필가는 "무림의 고수들처럼 내가 바라보고 있는 것, 작더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는 일에 기여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강 수필가가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여 좋은 영향력을 끼치길 바란다.

강표성 수필가(사진=송영두 기자)
강표성 수필가(사진=송영두 기자)

◆ 강표성 수필가는?

강 수필가는 전북 고창 출신으로 익산에서 성장했다.

'수필문학'으로 지난 2005년 천료했으며, 수필집 '마음싸개'를 2016년 발표했다.

경북일보 문학대전 입상, 원종린 문학상 작품상 수상, '더 수필, 빛나는 수필가 60선'에 4회 선정된 바 있다.

대전수필문학회장과 대전여성문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수필미학' 편집위원을 거쳐 현재 수필미학 작가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대전수필문학회, 대전여성문학회, 이백문학회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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