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예산여행(한국관광공사)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예산여행(한국관광공사)

[뉴스앤북 = 송영두 기자] 

백종원이 화제다.

최근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을 심폐소생술(CPR)로 구해내 "요리 뿐만아니라 인성까지 최고다" 라며 주위에서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 충남 금산세계인삼축제에 참여하면서 점심 식사를 위해 금산 행사장현지 식당을 찾았다가 쓰러진 종업원을 구하게 됐다고 전해졌다.

충남 예산장터 전통시장 먹거리 개선에서 큰 호응을 얻은 백 대표는 전국을 돌며 먹거리문화를 넘어서 지역 가볼만한 곳을 여행을 연계해 지역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백종원의 고향 예산여행,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예산의 멋 | 예당호

예당호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당호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당호는 시장 인파 속에서 먹고 마시느라 지친 몸을 쉬어갈 휴식처다.

맑은 날에는 장쾌한 풍경을, 지평선이 가려지는 흐린 날에는 바다와 같은 아늑한 풍경을 보여준다. 전국에서 가장 큰 저수지답게 출렁다리, 산책로, 캠핑장 등 주변 시설도 풍부하다.

예당호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당호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예당호, 조각공원, 야외공연장, 음악분수 등 예당관광지 전역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모노레일 탑승 시간은 약 20분. 속도는 느리지만 레일이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가파른 편이라 은근히 스릴이 넘친다.

각 장소에 대한 설명을 안내방송으로 들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예당호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당호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현 예당호 휴게소 부지에 제2승강장 공사가 완료되면 중간 승하차는 물론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야간에는 미디어아트와 홀로그램 등 경관조명이 더해지는 만큼 1일 2탑승도 추천한다.

무료 개방지인 출렁다리와 느린호수길을 통해 예당호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출렁다리는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형태는 아니지만, 수변에서나마 예당호의 가장 깊숙한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예당호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당호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당호 출렁다리 반대편에는 물 속에 반쯤 잠긴 버드나무가 있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양새도 특이하지만, 해 질 무렵에 황금색으로 빛난다고 해서 ‘황금나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예당호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당호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슬로시티 대흥은 예당저수지 주변을 아우른다. 그 가운데 대흥면 교촌리, 동서리, 상중리가 슬로시티의 중심이다.

대흥읍성이 있던 자리로, 과거 백제 부흥군의 거점인 봉수산 임존성 자락 아래다. 교과서에 실린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유래한 마을이기도 하다. 역사와 전통, 자연 생태가 슬로시티 취지에 부합한다.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슬로시티 대흥을 여행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발끝으로 천천히 누려보는 게 으뜸이다.

느린꼬부랑길이나 손바닥정원길은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도 쉽게 돌아볼 수 있는 코스다. 느린꼬부랑길은 마을의 자연과 역사를, 손바닥정원길은 마을 사람들이 직접 가꾼 정원과 슬로시티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슬로시티방문자센터에서 지도를 구한 뒤 출발하면 좋다. 매월 둘째 토요일에는 의좋은형제공원에서 의좋은형제장터가 열린다.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읍에서 출발해 응봉과 대흥이 가까워지자 예당저수지가 나타난다.

눈앞에 펼쳐지는 저수지는 대륙의 바다처럼 넓고 푸르다. 과거에는 아산만까지 배들이 오갔으니 바다 냄새가 괜스럽지 않다.

응봉면 평촌삼거리부터 도로도 예당저수지와 나란하다. 길가로 물에 반쯤 잠긴 버드나무와 낚시꾼이 머무는 좌대의 풍경이 또 다른 볼거리다.

그 한갓진 시간이 마냥 부럽다. 그렇다고 조바심 낼 까닭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흥면 교촌리, 동서리, 상중리가 느림의 일상으로 말을 건넨다.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슬로시티 대흥은 예당저수지 일대를 아우르지만 대흥면의 세 마을이 주다.

봉수산이 품은 옛 대흥읍성의 고장으로, 겉보기에는 자그마한 면 단위 마을인지 몰라도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 선사시대와 백제 부흥 운동까지 가닿는다. 그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문턱 없이 넘나들며 슬로시티의 철학을 몸으로 체험한다.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슬로시티 대흥 여행은 슬로시티방문자센터에서 출발한다. 길을 잃고 헤맬 만큼 복잡한 마을이 아니니 발길 가는 대로 돌아봐도 좋다.

다만 슬로시티의 전통과 역사, 문화, 생태 등을 좀더 세세히 만나고자 할 때는 슬로시티방문자센터가 유익하다. 가벼운 마을 소개나 도움말, 지도, 리플릿 등을 얻을 수 있다.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여러 가지 정보가 있겠지만 느린꼬부랑길과 손바닥정원길 지도는 꼭 챙겨서 떠나길 권한다. 슬로시티 대흥을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는 마을 첫걸음으로 가장 효과적이며, 어지간한 명소는 모두 돌아볼 수 있다.

느린꼬부랑길은 슬로시티방문자센터가 출발점이다. 코스는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1코스는 5.1km 구간으로 약 90분이 걸리는 ‘옛이야깃길’이다. 백제 부흥군과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깃들었다.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1코스의 첫 번째 명소 배 맨 나무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나당 연합군과 백제 부흥군을 공격하러 왔다가 배를 묶은 나무라고 전한다.

그 자리에 느티나무가 1000년 넘게 산다. 마을 사람들은 주변 땅에서 개흙이 나온다고 말한다.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봉수산자연휴양림에서 북쪽 애기폭포 방면은 백제 부흥의 길이다. 봉수산 중턱으로 임존성과 마을을 잇는 중간 지대다.

1코스는 대흥동헌 앞쪽을 지나며 원점으로 돌아온다. 대흥동헌 앞에는 이성만형제효제비와 의좋은형제동상이 있다. ‘의좋은 형제’는 밤새 상대의 창고로 볏단을 나르다가 우연히 만난 형제 이야기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내용으로, 대흥마을에서 이성만형제효제비가 발견되며 실화로 밝혀졌다.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대흥동헌과 이성만형제효제비 주변은 1코스와 2코스가 겹친다. 2코스는 ‘느림길’로 슬로시티방문자센터를 출발해서 처음 닿는 장소가 대흥동헌이다. 

예산군에 유일하게 남은 관아 건물로, 1407년에 짓고 조선 중기에 보수했다. 1914~1979년에는 대흥면사무소로 쓰였다.

동헌 대청마루에 앉아 내삼문 너머를 바라보면 나른한 햇살과 느긋한 바람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준다. 대흥동헌 옆 대흥면사무소 앞에는 달팽이미술관도 눈길을 끈다.

옛 대흥보건지소를 개조한 건물로, 대흥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가 자주 열린다. 달팽이미술관을 지나서는 동서리천 물길과 봉수산 중턱 사색의 길을 걷는다.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2코스 끝자락의 마을 골목길은 3코스 ‘사랑길’과 겹친다. 사랑길은 대흥향교 앞 수령이 600여 년 된 은행나무 때문에 붙은 주제다. 어느 날 그 몸속에 느티나무가 뿌리 내리더니 150년 넘게 한 몸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사랑나무’라는 애칭이 붙었다.

은행나무에서 교촌2리를 지나 원두막에 이르는 구간은 3코스의 하이라이트다. 논두렁이나 샘터 등이 시골 정취를 전한다. 3코스는 예당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원두막에서 끝난다. 대흥마을에서 가장 낭만적인 풍광이다.

느린꼬부랑길이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길이라면, 손바닥정원길은 마을 사람과 만나는 길이다. 느린꼬부랑길과 조금씩 겹치기는 해도 전체 구간으로 보면 일부다.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이 가꾼 손바닥정원을 감상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1코스 ‘가위손의 덩굴장미 정원’은 형형색색 꽃과 나무가 왜 가위손인지 알려준다.

2코스 ‘진회 씨의 하늘정원’은 대흥마을의 수집가 김진회 씨의 정원이다. 그가 수집한 공중전화, 풀무, 성냥갑 등 옛 물건은 달팽이미술관에서 전시했을 만큼 다채롭다. 옥상에 꾸몄으나 비닐하우스를 지으며 지상으로 내려왔다. 이웃한 이발소가 진회 씨의 일터로, 정원이 잠겼을 때 이곳에 문의한다.

3코스는 ‘개구리가 있는 연못’이 대표적이다. 제초제를 뿌리지 않으니 손바닥만 한 연못에 개구리와 도롱뇽이 알을 낳기 시작했다. 동화 같은 집이다. 손바닥정원길을 걷다 보면 집 앞에 달팽이 모양 인형이 있다. 정원에 들어와도 좋다는 의미다. 주인장과 차 한 잔 나누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다.

매월 둘째 토요일에는 의좋은형제장터도 열린다. 마을 주민이 직접 키운 농산물이나 수공예품을 구매하고, 장터 먹거리와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장터는 의좋은형제공원에서 열린다.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주변에는 비석거리나 소원모빌터널, 시터널 등이 볼거리다. 특히 소원모빌터널은 의좋은형제장터나 느린손공방에서 파는 모빌에 소원을 적어 건다.

예당호중앙생태공원 역시 가깝다. 예당저수지 위로 난 데크 산책로를 거닐 수 있다. 예당우리물고기생태체험관은 숨은 전망대다. 옥상에서 예당저수지와 봉수산, 마을을 360°로 품는다.

1박을 원할 때는 봉수산자연휴양림이 제격이다. 백제 부흥군의 거점인 임존성이나 봉수산 등반을 겸할 수 있다.

등산로 가운데 1코스를 추천한다. 조금 멀기는 해도 임존성 남문지 이르기 전 동루 전망이 일품이다.

예산여행 예산시장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예산시장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물론 휴양림에서 보는 예당저수지도 장관이다. 산림문화휴양관은 방 안에서 예당저수지 일출이 보인다.

야영을 좋아하는 이들은 북동쪽 응봉면의 예당관광지를 택한다. 저수지 옆에 예당호조각공원과 야영장이 있다.

예산여행 예산시장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예산시장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에서는 온천욕도 가능하다.

대흥에서 북서쪽 약 20km 거리에 덕산온천이 있다.

《동국여지승람》과 《세종실록지리지》에 등장하는 유서 깊은 온천이다. 윤봉길 의사의 충의사와 고려 목조건축의 백미 수덕사 등과 연계할 수 있다.

예산여행 예산시장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여행 예산시장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예산5미로 꼽히는 먹거리를 즐기는 것도 슬로시티 대흥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예당저수지 붕어찜은 참붕어에 무청 등을 넣고 양념해서 찐 요리다.

어죽은 민물고기를 푹 고아 만드는데,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 이도 거부감 없이 즐긴다. 두 가지 모두 예산의 대표 건강식이다. 민물고기나 민물 새우로 끓이는 매운탕도 맛깔스럽다.

육류를 좋아하는 이들은 대흥면에서 가까운 광시면을 찾는다. 약 30년 전부터 하나둘 자리 잡은 한우 정육점과 식당이 광시한우거리를 가득 채운다.

이 모든 명소를 짧은 시간에 돌아볼 수는 없다. 마음에 드는 곳에서 오래 머물며 시간을 느릿느릿 보내는 연습을 해도 좋겠다. 작은 하나를 제대로 느끼는 게 슬로시티를 여행하는 참맛이다. 그때 비로소 삶이 크게 흥하는, 대흥(大興)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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