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홍수정 기자] 파리가 가면 반드시 가봐야 할 곳. 바로 ‘세익스피어 서점’으로 알려진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다. '분홍코 여행단'도 이번 유럽 탐방에서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를 방문했다고 한다.

이번 유럽 탐방에서 '분홍코 여행단'을 인솔하고 있는 고양이책방 분홍코 고미경 대표는 화려한 상젤리제 거리와 박물관을 뒤로 하고 일행들과 함께 오데옹로 12번지에 있는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를 찾아나섰다.

가디언지가 선정한 세계의 서점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 '분홍코 여행단'은 100년이 된 서점 문을 떨리는 마음으로 열었다. (사진= 분홍코 여행단 제공)
가디언지가 선정한 세계의 서점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 '분홍코 여행단'은 100년이 된 서점 문을 떨리는 마음으로 열었다. (사진= 분홍코 여행단 제공)

조용한 골목, 파리의 구석같은 느낌이 드는 막다른 골목에서 분홍코 여행단은 영화에서 본 간판과 거리의 풍경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서점 안으로 서둘러 들어갔다.

관광객이 많지는 않은 계절이었지만 서점 내부는 빽빽하게 들어 찬 책꽂이로 이동하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래도 오래 묵은 책 냄새를 맡으니 고향에 온 듯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한다.

노트르담 성당 강 건너편 오데옹 거리에 서점을 연 사람은 ‘실비아 비치’라는 유학생이었다. 1921년에 문을 열었으니 꼬박 100년이 된 서점이다. 그 당시만 해도 책이 귀했고 비쌌다. 그래서 문학 청년들이나 작가들은 책을 사지 못하고 이곳에 와서 빌려 읽고, 무료로 숙박도 하면서 창작을 하기도 했다.

헤밍웨이 역시 이 서점에서 책을 빌려 읽으며 손님으로 묶었던 적이 있다고 한다. 작가들이 드나들다보니 서점지기가 그들의 편지를 맡아 두었다가 전해주기도 하는 우체통 역할을 했고, 요즘 한국의 동네 책방처럼 ‘문학의 밤’이나 ‘저자와의 만남’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서점은 사방이 책꽂이로 꽉 차서 이동을 하기가 힘들었다. 사진 촬영도 엄격하게 금지해서 간판만 찍으며 아쉬움을 달래는 '분홍코 여행단' (사진= 분홍코 여행단 제공)
서점은 사방이 책꽂이로 꽉 차서 이동을 하기가 힘들었다. 사진 촬영도 엄격하게 금지해서 간판만 찍으며 아쉬움을 달래는 '분홍코 여행단' (사진= 분홍코 여행단 제공)

책을 출판하기가 정말 힘들었던 1922년. 서점 주인이던 실비아비치는 제임스조이스의 '율리시즈'를 출판했다. 영문학사상 가장 독특한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율리시즈'를 출판한 덕분에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와 실비아비치는 유명해졌다.

그 후 이 서점은 조지 휘트먼이 인수했고 그가 사망한 현재는 그의 딸 실비아비치가 서점을 지키고 있다.

1921년에 서점을 연 실비아비치의 이름이 다시 나오니 헷갈렸다. 과거의 실비아비치가 다시 등장한 것은 조지 휘트먼이 딸에게 실비아비치라는 이름을 지어줬기 때문이다.

관광 비수기인데도 서점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진=분홍코 여행단 제공)
관광 비수기인데도 서점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진=분홍코 여행단 제공)

조지 휘트먼은 가난한 작가와 여행자들에게 무료로 숙소를 제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서점의 타자기로 간단한 자기 소개를 쓰고 서점에 있는 책을 한 권 읽는 것이 무료 숙박의 조건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서점 안에는 오래된 타자기가 놓여 있었다.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돼 사진으로 남길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그 시절의 낭만이 실감나게 느껴졌다.

고미경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런 무료 숙박 프로그램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의 감동을 전했다.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지금도 관광객이 즐겨찾는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다. 서점 옆에는 서점과 같은 이름의 카페가 있어 그곳에서 세느강을 바라보며 쉬어가는 사람도 많다.

'분홍코 여행단'은 파리의 날씨는 해가 어떻게 생겼는지 잊어버릴 정도로 흐린 날이 많다고 들었지만, 소문과는 달리 유럽 탐방 첫 날 가벼운 비가 내린 것을 빼곤 화창한 날씨 속에 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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