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에서 단막극이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그 중 유일하게 단막극의 명맥을 이어가는 곳은 KBS 단 한 곳에 그친다. KBS가 단막극의 생명에 다시 한 번 숨을 불어넣는다. TV 문학관을 유튜브에 공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 문화계 일각에선 침체를 겪는 단막극 분야가 다시금 활력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KBS TV 문학관은 한국 현대 소설을 드라마 형태로 제작, 방송해오면서 호평을 받았다. 시리즈로 전파를 타 온 TV 문학관은 지난 1980년부터 2012년까지 여러 번의 시즌을 거듭, 한국 드라마 역사에 단막극의 소중함을 새겼다.

TV 문학관이 유튜브에도 공개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유튜브 채널 '옛날티비'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TV 문학관은 가장 회차가 많고 원조 격인 1980~1987년에 방영된 버전이다. 특히 교실에서도 접한 '삼포 가는 길', '등신불', '무진기행', '김약국의 딸들' 등 제목만 들어도 아는 한국 현대 문학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고정 팬들도 서서히 쌓여가기 시작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밤 10시에 최초 공개될 때마다 100여 명이 찾아와 함께 방송을 시청할 정도다. 특히 지난 번 열한 번째로 공개된 '청산댁'의 경우 조회 수가 20만 건을 돌파했다.

반응도 다양하다. 단막극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TV 문학관'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부터 “노주현, 김영철, 김미숙, 한진희, 장미희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풋풋했던 시절을 볼 수 있어 재밌다”, “그 시절의 ‘나’를 추억하게 된다” 등 호평이 잇다르고 있다.

'옛날티비'를 운영 중인 KBS 콘텐츠아카이브부는 “KBS 과거 프로그램 중 상징적인 프로그램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TV 문학관을 떠올리게 됐고 아카이브에 보관된 화질도 좋고 당시 제작환경에 비추어 상당히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라는 생각에 공개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TV 문학관은 현재 80여 개 작품이 공개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 편씩 277개의 작품이 공개될 에정이다. 문보현 KBS 드라마센터장은 “단막극은 작가, 감독, 배우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장르다. 단단히 기본기를 갖추어야 제대로 된 육성이 가능하고, 때문에 단막극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당장 이익이 발생하지 않을지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라고 사명감을 드러냈다.

유튜브를 통한 TV 문학관 공개로 지역 문화계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지역 한 연극계 관계자는 "수도권은 문화 활동이 왕성하지만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문화계 상황이 열악하다"면서 "점차 유튜브를 시민들이 많이 활용하는 추세로 TV 문학관이 유튜브에 공개된다면 보다 시민들이 극에 대한 관심이 커져 실제 공연 관객수 증가로 이어질 것도 같다"고 내심 바랐다.

김현수 기자 gustn1416@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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