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남녀노소 독서율이 점차 떨어진다고 말한다.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는 이들 또한 늘고 있다. 북튜버 등의 등장으로 독서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는 반면 정작 본인이 책을 읽지 못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본인이 책을 읽지 않고 읽어주는 습관에 길들여진 역기능이 감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학생들의 문해력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만 15살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읽기 영역에서 한국은 2006년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했는데 2015년 이후엔 9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최근 발표된 결과를 보면 교과서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독해력 수준이 낮은 학생들이 전체의 32.9%에 이르렀다. 의약품 설명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문해가 매우 취약한 수준’의 비율 역시 미국이 23.7%, 핀란드 12.6%, 스웨덴 6.2%인 데 반해 한국은 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하위권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문해력 습득에 있어 독서율과는 별개인 환경을 조성해줘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마치 모든 대학들이 취업률에 대해 집착하고 있는 상황처럼 말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문해력은 텍스트를 이해하고 평가한 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단순히 단어와 문장을 해독하는 것을 넘어 복잡한 텍스트를 읽고 해석하고 평가하는 능력까지 모두 아우른다”면서 “아동기에 문해력이 완성돼야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수동적으로 책을 읽다보니 부족한 점이 있다. 아무래도 문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책 읽기와 멀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전 내 한 중학교 교사는 “독서율이 떨어지는 현 세대의 문제점도 문제지만 책을 읽지 못하는 학생들 또한 늘고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며 “결과보단 과정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있듯이 독서율에 얽매이지 않고 우선적으로 학생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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