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서울시 성평등 명절사전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서방님과 도련님, 아가씨의 호칭을 'OO' 'OO'으로 바꿔 부르고 싶다고 응답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5월 개최한 가족 호칭 토론회에서도 이같은 의견이 다수 나왔다. 

당시 토론회 발제를 맡은 신지영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는 "가족 호칭이 초래하는 불편함은 대부분 무지나 관습에서 비롯됐다. 전근대적인 신분제와 가부장적인 세계관이 담긴 가족 호칭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호칭이 불편하다는 사람에게 '예민하게 군다' '문제를 만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있으나, 그 상대가 가족이라면 소통을 위해서라도 대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사람, 안사람, 바깥사람이라는 단어도 비슷하다. 남성은 집 밖에서, 여성은 집 안에서 일한다는 인식이 뿌리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이같은 단어들을 지양하고 '배우자'로 부르자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역시 남편의 도움을 외조로, 아내의 도움을 내조로 표현하는 것도 '배우자의 지원'으로 고쳐 부르자는 의견이 나왔다. 주부는 '살림꾼'으로 바꾸자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주부'의 사전적인 의미는 한 집안의 살림살이를 맡아 꾸려 가는 안주인으로, 여성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더 이상 집안의 살림을 '여성'만이 맡고 있지 않은 지금, 남성과 여성에게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살림꾼'이 새 단어로 제시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을 기준으로 국내 남성 '살림꾼'의 수는 166000명에 이른다.

이렇게 일상생활에 만연한 성차별 단어와 언어는 대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적절한 대체어를 사용하지 못해 기존 언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다수다. 정부 차원에서 성차별 언어의 사용 실태를 파악하고 연구를 진행해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대체어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끝>

강선영 기자 ksy@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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