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생인 강훈식(19) 군은 한 달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읽는 데에도 부담을 느낀다. 아침부터 저녁까진 학업에, 주말엔 학원을 전전하며 사실상 독서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아서다. 학교에선 독서를 권장하고 있지만 대학 입학을 위한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 입장에선 현실에 맞지 않는 상황에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9월은 바야흐로 독서의 달이다. 전국 곳곳에서 독서와 관련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등 독서 열풍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부는 계절인 것이다. 하지만 매년 줄어들고 있는 독서율은 독서의 계절의 의미를 무색케 하고 있는 모습이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과 초등학생(4학년 이상) 및 중·고등학생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일반도서(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를 제외한 종이책)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인 독서율은 성인은 59.9%, 학생은 91.7%다. 이는 2015년 대비 성인은 5.4%포인트, 학생은 3.2%포인트가 감소한 수치다. 책을 1권 이상 읽은 사람(독서자) 중 ‘매일’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읽는 독자는 성인은 24.5%, 학생은 49.6%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이책 독서량은 성인 평균 8.3권으로, 2015년 9.1권에 비해 0.8권 줄어든 반면 독서자만을 대상으로 하면 평균 13.8권으로 2015년 14권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독서 인구는 줄었지만 독서자의 독서량은 큰 변화 없이 꾸준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하지만 학생의 연평균 종이책 독서량은 28.6권으로, 2015년 29.8권에 비해 감소했다.

평균 독서율, 독서량의 감소에도 종이책과 전자책 독서시간(성인 평균 평일 23.4분, 주말 27.1분, 학생 평균 평일 49.4분, 주말 68.1분)은 2015년 대비 성인은 평일 0.6분, 주말 1.8분, 학생의 경우 평일 4.4분, 주말 9.2분이 증가했다.
연간 전자책 독서율은 성인 14.1%, 학생 29.8%로 성인과 학생 모두 증가 추세다. 최근 웹소설의 대중적 확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평소 책 읽기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는 성인과 학생 모두 ‘일(학교·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성인 32.2%, 학생 29.1%)라는 응답이 가장 많고 이어 성인은 ‘휴대전화 이용, 인터넷 게임을 하느라’(19.6%), 다른 여가 활동으로 시간이 없어서(15.7%) 순이다. 학생은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21.1%), ‘휴대전화, 인터넷, 게임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18.5%) 순이다.

대학생인 김수정(24·여) 씨는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책을 한 권 읽은 이상 읽은 지도 오래된 것 같다. 아무래도 대학 생활 등에 비중을 두다보니 따로 시간 내기가 어렵다”면서 “인문학적인 소양 등의 이유로 책을 읽어야한다는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지만 쉽사리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렵다”고 귀띔했다.
지역 한 인문계 대학 교수는 “매년 독서율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며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지역의 독서환경 조성, 생애주기별 독서활동 지원, 다양한 독서동아리 활성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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