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장점 이면엔 ‘디지털치매’ / 어린이 25% “스마트폰 가지고 있어야 해” / 전문가 “시청시간 제한 등으로 예방해야”
스마트폰이 아닌 종이책을 집어야 하는 이유

스마트폰 전화번호부와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은 우리 뇌의 일부나 다름없다. 사람의 기억력을 대신해 소중한 친구와 가족, 중요한 거래처의 전화번호부를 대신 기억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면엔 디지털치매라는 잠재적 위험요소 또한 존재한다. 지금부터라도 스마트폰에 의존할 게 아닌 종이책을 다시금 집어들어야 하는 이유다.

1일 건강 관련 정책 연구 재단인 카이저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2살밖에 안 되는 아이의 68%가 태블릿 pc를 가지고 놀고 2~5살에 이르는 어린이의 25%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150번 이상씩 휴대폰을 체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치매는 디지털 기술을 과도하게 사용해 인지 능력이 쇠퇴해 가는 상태로, 나이가 들어 뇌의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퇴행성치매와 달리 자라면서 일정한 수준에 도달해야 할 뇌 기능이 그 수준을 밑도는 것을 뜻한다.
이미 스마트폰의 중독성에 대해선 통계로도 입증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의존도 및 디지털치매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디지털 치매 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전체 응답자의 64.2%가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바라볼 만큼 현대인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다.

특히 다른 세대에 비해 20~30대가 스마트폰이 개인의 삶에 끼치는 영향력을 높게 평가(10대 53%, 20대 75%, 30대 70%, 40대 61.5%, 50대 61.5%)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체 63.9%가 업무나 공부를 할 때도 스마트폰을 가까이에 둔다고 밝혔으며 궁금한 것이 있으면 옆 사람에게 물어보기보단 스마트폰으로 검색한다는 응답자가 10명 중 7명(70.3%)에 달했다.

평소 스마트폰을 통해 독서하는 강지훈(35) 씨는 “낯선 곳에서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경우가 있는데 그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 가족 등의 전화번호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당황한 적이 있다”면서 “스마트폰에 내 기억을 맡기는 것이 아닌 오히려 우리의 기억과 인지 능력에 해를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전문가는 스마트폰 사용 자제가 곧 예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루에 정해진 시간을 정해놓고 사용하라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의료계 한 전문가는 “디지털치매를 예방히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 기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태플릿 PC, 노트북, 데스크탑, TV의 사용 및 시청 시간을 하루 3시간 이내로 제한해야하며 이 기기들을 사용할 때도 고개를 푹 숙이는 자세를 취하지 말아야한다”고 충고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디지털치매는 전자기기의 발달로 생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다. 그렇다고 전자기기를 버릴 수는 없다”며 “스마트기기는 삶의 질을 높여줬고 일과 가정에서 많은 이점을 가져다줬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이 아닌 종이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몸을 움직이는 놀이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정란 기자 jungran@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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