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줄의 기사보다 한 장의 사진의 힘이 크다.
21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전충남보도사진전에서 시민들이 140여점의 사진을 꼼꼼하게 관람하고 있다. 이번 사진전은 6명의 지역 사진기자들이 1년간 생생하게 기록한 현장의 모습을 담아 감동과 메시지를 전달했다.
군고구마
손 채 화 / 대전문인총연합회 회원
높다란 산그늘에
길고 긴 시골 겨울밤
어머니가 저녁밥 지은 뒤
아궁이 잔불에
고구마를 묻어 두었다가
부지깽이로 꺼내주시던
회색빛 군고구마
재를 먹는 건지
고구마를 먹는 건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입안 가득 퍼지는
단맛은 잊을 수가 없다
맛난 주전부리가 없다면
이 겨울은 얼마나 설렁할까
잠 못이루는 밤
창가에 드리워진 앙상한 가지
밤새 추위에 떨고 있는데
새벽녘 뿌연 달빛은
어슬렁거리며
고향집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