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직 많은 아픔과 괴로움이 있다. 이는 다양한 언론 매체에서 우리의 세상이 얼마나 각박하고, 무정하고, 부패되어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머릿속에 한 번씩은 주입되는 하나의 틀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틀은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은 우리의 모습을 직시하게 하고, 사회의 공헌을 위해 더 노력하게 만들지만, 무엇보다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이런 사회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 내가 이런 사회를 위해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달라질 것이 있을까, 하는 허무감이다. 아마 한 번씩은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허무함은 내 주변에 부조리함을 볼 때마다 떠올리는 보도들에 매번 나를 치고 오는 것이었다.

‘모두가 세계를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었다. 이런 오해는 심각할 뿐 아니라 ’체계적‘이기까지 했다.’ -팩트풀니스

황유담
황유담

오늘 내가 소개하는 책은 평소 우리가 많이 보아왔던 사회를 비판하는 책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우리의 사회를 긍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책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회 전반의 정확한 수치를 이용하여 우리가 평소 보았던 부조리함, 굶주림 등을 똑바로 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부제목은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로 서론에서는 현재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세상을 모르고 있는지를 설문조사를 통해 밝히고 있다. 충격적인 것은 설문지에 따르면 학력이 더 좋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오답을 낸다는 것이다.

설문지는 총 두 가지의 결론을 도출해낸다. 첫 번째는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세계를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다는 것, 두 번째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이 세계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지식과는 관계없이 우리 모두가 사회에 관해 착각을 하고 있다는 말도 되지만, 한 분야를 파고드는 전문적인 지식은 그의 배움이 모두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말 또한 될 수 있다.

‘언론은 우리의 주목 필터를 통과하지 못할 이야기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지진, 전쟁, 난민, 질병, 화재, 홍수, 상어 공격, 테러. 이런 드문 사건은 일상적 사건보다 뉴스로서 더 가치가 있다. 그리고 언론에서 꾸준히 봐온 드문 이야기가 우리 머릿속에 큰 그림을 그린다. 그래서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그 드문 일을 흔한 일이라고,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고 믿는 수가 있다.’ -팩트풀니스 149p

코로나 시대로 인해 많이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SNS 매체들과 언론 매체들은 이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 그들은 특히 더 ‘인기있는’ 주제에 주목하고, 우리 또한 그런 ‘자극적인’ 소재에 빠지기 때문이다. 잠깐 그 문제들을 보고 비판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그것이 심각한 이유는 우리가 그 소수의 문제들을 다수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언론에 대한 비판과 우리가 그것을 확대해석하는 이유가 기본적으로 빠른 변화와 완벽한 선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라 얘기한다. 만약 우리가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고 있다면, 만약 우리가 다른 통계적 수치들과 그 언론 매체의 이야기를 비교한다면, 우리는 오히려 지금 이 사회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두가 인생에서 단 한 번쯤은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언급했던 그런 허무감을 모두가 느끼지 않았으면 싶기에, 나도, 어쩌면 하루에 몇 번씩 지나치는 저 사람들도, 그런 허무감에 힘들어했을 수도 있기에, 나는 이 책을 꼭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 문장을 여기에서 조금 다르게 적용하자면, 우리 사회는 소수의 가까운 시각에선 비극임에도 다수의 전체적인 흐름을 본다면 희극이다. 우리의 사회는 충분히 나아지고 있고 앞으로 더 행복해질 것이다.

팩트풀니스
팩트풀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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