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역의 독립서점 인터뷰를 다니던 때의 일이다. 대전, 공주, 세종을 거쳐 전주의 '잘익은 언어들'이라는 책방을 방문했다. 인상 좋은 사장님은 서점 소개와 향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자신있게 한 권의 그림책을 추천해주셨다.
흰 종이로 곱게 쌓여진 그림책은 찰리 맥커시의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이었다. 제법 두꺼운 책 속에는 마치 흘기듯 써있는 필기체와 아기자기한 심플함을 담고 있었다. 평소 그림책, 동화에 관심이 많던 나는 선뜻 구매를 자청했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한 소년이 두더지와 여우와 말과 함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나누고 진정한 깨달음을 얻어간다.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성공에 대한 두려움, 마음의 상처, 공허함에 대한 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주변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그 대화를 그림과 함께 SNS에 올리자 공유하고자 하는 메일이 쇄도했다고 한다.
성공만을 위해 달리는 삶은 성취감은 줄 수 있지만 그것이 행복으로 연결된다고 보장할 순 없다. 성공을 위해 스스로를 착취하지 말고 '지금의 나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음이 상처받았을땐 어떻게 하지?"
소년이 물었습니다.
"그럴땐 우정으로 그 상처를 감싸 안아. 상처받은 마음이 희망을 되찾고 행복해질때까지 눈물과 시간을 함께 나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