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안정효 씨 성폭력 의혹 "마지막 사랑, 폭력돼버려"
소설가 안정효 씨 성폭력 의혹 "마지막 사랑, 폭력돼버려"

소설 '하얀전쟁' 등을 쓴 유명 소설가이자 번역가 안정효(80) 씨가 수년 전 재미교포 여성에게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미교포 정영수씨는 최근 안 작가에게 수년 전 성폭력 피해를 봤다는 내용을 담은 책 ‘늦사랑 편지 1,2’를 출간했다. ‘안정효의 마지막 이메일’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에는 안 작가와 정씨가 주고받았다는 e메일 약 300통과 정씨의 성폭력 피해 주장 등이 실렸다.

미국 위스콘신대-리버폴즈에서 한국교류국장으로 근무했던 정씨에 따르면 안 작가가 2017년 10월 대학에서 연 ‘한국의 해’ 행사 초청 인사로 현지를 방문했을 때 성폭력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책에 실린 안씨의 이메일에서는 정씨를 “사랑하는 영수에게”라 칭하며 “다음에 제주도 갈 때 같이 가고 싶어요. 제주도 어느 학교에서 강연이라도 하고, 이삼일 밤낮을 온통 둘이 연인처럼 손잡고, 끌어안고”라거나 “나 사실 가능하면 이번 모처럼 신혼부부처럼 영수하고 한 달이라도 같이 지내고 싶은 공상 많이 했어요”라며 사랑을 표현한 대목들이 보인다. 술에 취해서 쓴 듯 “난 마르고 닳도록 당신 미친 듯이 사랑할 거야”라는 말을 맞춤법에 맞지 않게 쓴 대목도 있었다.

정씨는 “‘혼자 하는 마지막 사랑’은 시간이 갈수록 절제의 거름망을 벗어났다. 어느새 안정효 선생님의 ‘혼자 하는 마지막 사랑’은 폭력이 되어 있었다. 감정폭력, 언어폭력, 정신적 폭력”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부인을 두고 일로 만난 자식뻘의 여자를 사랑한다며 감정폭력, 언어폭력을 행사한 건 무어라 변명하겠나. 단 한 번이라도 진심어린 사과를 했어야 한다"며 "나의 분노, 그에 힘입은 행동이 우리 사회를 바꾸어가는 작은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낸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정씨의 성폭력 피해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안씨는 '속옷 사건'과 관련해 "밤중에 너무 컴컴해 (1층으로) 스탠드(이동식 전등)를 가지러 내려갔고, 이것을 가지고 올라가도 되느냐고 (정씨에게) 물어보니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며 "방문은 열려 있었고, 방에 들어가기도 전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 여자(정씨)가 정신이 이상한 여자"라며 "5년이 지나고서 (책을 내는 게) 무엇을 노리고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폭로 배경에도 의문을 표했다. 아울러 "자기에게 불리한 것은 (책에) 하나도 집어넣지 않았다"며 "(메일을) 거의 매일 하다시피 했다. 일이 이렇게 진전될지는 몰랐다. 나도 (당시 일을) 설명하기 위해 책을 쓰고 있다. 나중에 책을 보면 상황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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