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두 가지 중 반드시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죄여오는 내 생애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포기하기 싫은 걸 포기해야 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구나. 포기해도 될 만한 것들만 포기하는 건 그저 쉬운 선택에 불과하다. 진짜 포기는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것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것이다."

 

이용신이 그토록 도전하는 자세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애매한 재능’을 ‘온전한 재능’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탁월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장인 정신을 가지고 한 가지 일에 몰두해도 괜찮지만, 애매한 재능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은 언제나 실패에 대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직업이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좇아 더 넓은 분야에 도전하라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처음부터 성우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목소리만을 믿고 수많은 직업을 경험한 끝에 성우가 된 자신처럼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용신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바로 수십 년간 계속해서 일기를 써온 이유다. 실패와 좌절이 찾아올 때면 그는 언제나 일기장을 펼쳐 자신과 대화를 나눴다.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에서 타인의 조언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끝에, 부족하나마 최선의 선택을 해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본문에 이용신이 그동안 적어온 실제 일기를 20여 장 삽입하여 독서의 몰입감을 높였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고 도전하려는 독자에게 실제 유용한 참고가 되어줄 것이다. 이렇듯 일기 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너에게 목소리를 보낼게'에는 애매한 재능을 온전한 재능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 상세히 담겨 있다.

1부에서는 성우가 되기 전까지 ‘목소리’ 하나만을 믿고 경유한 경로를 되돌아본다. 가수의 꿈을 키우던 학창 시절을 거쳐 광고 성우, CM송 가수, TV프로그램 MC, 쇼핑호스트 등을 찾아오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놓치지 않고 잡아온 이용신은 오히려 ‘애매한 재능의 저주’가 자신을 이끌었다고 말한다. 천재적인 재능이 없는 탓에 어느 한 곳에서 실패해도 얼른 다시 일어나 또 다른 기회를 향해 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거듭되는 실패로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것처럼 좌절하기도 했다.

-이용신의 '너에게 목소리를 보낼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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