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터뷰]“포근함과 섬세함으로 드러내는 삶의 미학” 강병철 작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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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터뷰]“포근함과 섬세함으로 드러내는 삶의 미학” 강병철 작가를 만나다
  • 송영두 기자
  • 승인 2021.12.05 16: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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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작가
강병철 작가

36년 동안 시, 소설, 산문을 아우르며 자신의 문학적 지평을 넓히고 있는 사람이 있다. 강병철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강 작가는 오랜 시간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설파한 열정 넘치는 교사였다. 특히 그는 지난 1985년 ‘민중교육’ 필화사건을 온 몸으로 겪었던 장본인이다.

그는 당시 교육 모순을 제거하고 교육 민주화 이론을 도출하기 위해 전문지 ‘민중교육’ 발행에 힘썼다. 발행 두 달 만에 3만 부 이상 팔려나가는 호응을 얻었지만, 창간호에 기고했다는 이유만으로 파면, 권고사직을 당해 교직을 잃었다. 문학이 인생의 전부라고 단언한 그에게 해직 교사의 경험은 한 줄기 추억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강 작가는 “지난 1980년대 5공화국 신군부가 집권하면서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 등 의식있는 잡지들을 모두 폐간시켰습니다. 그때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게 무크지(부정기종합지) 활동이에요. ‘오월시’, ‘분단시대’, ‘삶의 문학’ 등으로 전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기억이 있죠. 저는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사립학교 채용 비리 내용을 담은 ‘비늘눈’이란 단편소설을 써냈는데 그 당시 정권이 필자 중에서 교사들만 골라 투옥, 파면시켰습니다. 17명의 교사와 함께 해직 당한 경험이 마음 깊숙한 곳에 여전히 남아있죠.”라고 회고했다.

그렇게 글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강 작가는 소설을 주 장르로 선택했다. 그런 그가 시와 산문을 함께 쓰기 시작한 이유는 뭘까. 그는 “교직 생활을 하며 시간에 쫓긴 탓에 상대적으로 분량에 부담이 적은 시와 산문도 쓰게 됐어요. 교편을 잡았던 추억들이 대부분이기에 시집, 소설, 산문집 내용 절반 이상이 교육과 연관된 이야기들이죠.”라고 설명했다.

10년 전 핸드폰을 쓰고 외부에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하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인 그는 문학에 온전히 자신을 할애해 최근 산문집 ‘어머니의 밥상’을 펴냈다.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세상에 전하고자 했던 강 작가의 이야기는 몽글몽글 살포시 내려앉아 때로는 가슴 찡하고 뭉클하게 만들어 우리를 어린 시절 고향 어귀로 데려다 놓는다.

‘어머니의 밥상’ 속에는 강 작가의 모친 이야기 외에도 일제강점기 징용으로 끌려갔다가 살아 돌아온 부친의 모습, 고향 바닷가 마을 이야기가 따뜻하고 눈물 나는 문체로 담겨있다. 출간 소감을 묻자 그는 “지난해 어머니께서 갑자기 쓰러져서 21개월째 병상에 누워있는데, 수술 직후 모습이 생각났어요. ‘어머니는 식사 중입니다’라는 간호사의 말에 그 모습을 상상했지만, 콧줄로 식사를 대체하는 슬픈 모습을 마주하게 됐죠. 그 충격적인 상황을 목격한 뒤 어머니의 밥상을 떠올리며 산문집을 엮게 됐습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산문집에서 특별한 것에 대한 그리움을 유독 강조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것들에 대한 향수가 책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은 것이다. 강 작가는 “저는 충남 서산에서 학교생활을 하던 중 서울로 전학을 갔습니다. 혼자 자취를 하며 야간 중학교에 다녔는데 서해안 바닷가와 농촌 풍경을 잊지 못하고 지독한 고독과 향수병에 걸리기도 했어요. 그래서인지 제가 집필한 책의 절반 이상이 고향 풍경에 대한 그리움이죠.”라고 덧붙였다.

강 작가는 앞으로도 여린 애정으로 빚은 글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일단 지금처럼 성장소설을 열심히 글을 쓰겠습니다. 임진왜란이나 동학농민혁명 같은 역사소설, 일제강점기나 6.25 한국전쟁을 소재로 다루면서 문학 영역을 넓히고 싶은 마음입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 강병철 작가는?

강 작가는 지난 1956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삶의 문학’ 동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청소년 잡지 ‘미루’를 10여 년간 발행했으며 대전작가회의, 충남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저서로는 시집 ‘유년일기’, ‘하이에나는 썩은 고기를 찾는다’, ‘꽃이 눈물이다’, ‘호모중딩사피엔스’, ‘사랑해요 바보몽땅’ 소설집 ‘비늘눈’, ‘엄마의 장롱’, ‘초뻬이는 죽었다’, ‘나팔꽃’ 성장소설 ‘닭니’, ‘꽃 피는 부지깽이’, ‘토메이토와 포테이토’ 산문집 ‘선생님 울지 마세요’, ‘쓰뭉 선생의 좌충우돌기’, ‘선생님이 먼저 때렸는데요’, ‘작가의 객석’, ‘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 ‘어머니의 밥상’이 있다.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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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미니 2021-12-06 11:44:52
가슴 바닥속에서 울거져 나오는 부모님께 대한 지극하고도 정성스런 효심이 홀로계신 나의 엄마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다. 찾아뵙고 무엇을 좋아하시는지 아직도 모르고 음식 솜씨도 없지만 엄마께 밥상을 차려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작가님의 유년기부터 초로까지 부모님과 가족과의 추억, 그리움, 애틋함, 안타까움들이 동시대를 살지는 않았지만 그것들을 공감하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초고령사회를 살아가는 이시대에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잘 알수있게 글로 잘 풀어져 있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알게된다. 아프고도 따듯함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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