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숙 소장.
이임숙 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제공

신간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로 돌아온 이임숙 맑은숲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그가 자녀를 공부 잘 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제시하는 방법은 바로 ‘비인지교육’이다. 

26일 대전 유성구 아가랑도서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4-7세 정서와 인지발달 키우기’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이임숙 소장은 “우리나라 아이들은 4~5살 때 공부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부정적 감정이 형성된다”며 “하기 싫어하는 마음이 아이를 가로막아서 5분밖에 안 걸리는 걸 한 시간 걸리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악순환들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소장의 말에 따르면 유아의 평균적인 집중력은 10분 전후, 초등학생도 20~30분을 넘기지 못하며 이마저도 사람의 기질에 따라 다르다. 이를 무시한 채 억지로 공부를 시켰다가는 역효과만 낳는다. 억지 공부는 공부 동기를 없애므로 자녀가 싫어하면 멈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러면서 그는 ‘공부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부력이란 ‘공부할 줄 아는 힘’으로 궁금한 것이 생길 시 찾아보고 탐구하고 연구해 스스로의 아이디어까지 발전시키는 능력을 뜻한다. 이 공부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비인지교육이다. 인지교육은 수학, 영어, 한글 등 직접적 교과 공부고 비인지교육은 놀이, 체험 등 심리적·정서적 발달을 위한 활동인데 둘 중 학업적 성취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후자라는 것이다. 

그가 비인지교육의 효과에 대한 예시로 든 것은 와이카트가 설립한 미국 하이스코프(HighScope) 재단의 ‘페리 유치원 프로그램’이다. 아이를 능동적인 학습자로 전제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직접 정하고 실행한다. 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것 자체가 학습 목표고 하려고 했던 일을 성취하는 것은 자기 평가 과정이다. 이를 통해 아이는 처음에 계획한 바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으며 마음을 조절하고 활동을 완성하는 과정은 성공 경험이 된다. 

이 소장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들을 장기적으로 지켜본 결과 비인지적 학습의 결과가 두드러졌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동 중 고등학교 졸업자와 취업에 성공한 비율과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으며 범죄율과 흡연율도 낮게 나타났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시키거나 학습을 주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짚었다. 

또 그는 “공부는 원래 어렵고 힘든 거니까 한 자리에서 진득하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문제”라며 “학습지나 교재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재미있는 공부 놀이다. 놀 줄 알아야 한다. 아이가 주도하는 공부가 공부 정서를 키운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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