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은 매주 문인들을 만나 그들이 가진 독특한 창작 세계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소소하면서 진지한 대담 속에서 그들의 눈으로 본 세상을 뉴스앤북이 독자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뉴스앤북과 함께 분야와 지역을 넘어 다양한 책과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시, 수필을 넘어 동시까지 아우르며 자신의 문학적 역량을 넓혀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하인혜 시인이 그 주인공이다.

하 시인은 문단에 발을 들인지 20년이 더 지났다. 그는 어떤 문학 장르도 허투루 대하지 않는다. 집필의 태도를 간직하며 스스로 경계하는 마음의 자세로 창작에 임하고 있다.

그는 삶에서 문득 마주치는 시적 영감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신만의 아름다운 언어로 빚어낸다.

따뜻한 시편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는 하 시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하인혜 시인
하인혜 시인

하 시인은 신춘문예 당선 이후 시, 수필에도 정식으로 등단해 내실 있는 집필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는 어떤 상황이나 이미지가 포착되는 순간 ‘어느 그릇에 담아내면 좋을까’란 고민을 하며 오늘도 펜을 잡는다.

하 시인이 문학열을 불태운 결과 동시집 ‘지금이 젤 좋아’(출판사 청색종이)가 세상에 나왔다. 출간 소감을 묻자 “물론 시와 수필이라는 장르의 창작과정이 있지만, 동시에 대한 사랑의 깊이는 여전히 깊죠. 순정한 그리움, 제 마음속 깊은 우물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가 썼다기보단 눈 맑은 동시가 불러준 착한 말을 받아 적었다고 생각해요.”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시집 속에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언어들이 가득하다. 삶을 살아가며 자신을 바르게 보고자 하는 사유에서 출발하는 동시들은 보이지 않는 생각을 세상 밖으로 이끈다. 하 시인은 “작품집 속에 살아있는 시적 화자는 어쩌면 시인의 아바타인지도 모릅니다. 생활 속에서 건져 올린 동심을 찾아내는 과정에 스며든 어조와도 같죠.”라고 전했다.

동시의 영역을 확장한 이 책은 성인 독자까지 아우르며 동시가 읽는 이에게 어떻게 감동과 지혜를 선사하는지 명징하게 보여준다. 하 시인은 “동시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가가 있어요. 아이와 어른이 함께 동시를 읽으며 정서적으로 교감하길 바라죠. 따스한 삶의 결이 아우르는 순간, 지금 느끼는 아름다움을 잊지 않고 지내면 좋겠다는 바람이 제가 전하는 메시지입니다.”라고 확신했다.

‘어제 쓴 일기’, ‘할미꽃’, ‘구구바이 굳바이’ 유독 시집 속에는 이별, 그리움의 정서가 담긴 시편이 눈길을 끈다. 그 이유에 대해 하 시인은 “삶이란 유시유종(有始有終)이라는 여정이기에 만남과 헤어짐도 그런 맥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린이에게 죽음은 낯선 풍경이지만,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으로 피상적인 정한을 노래하기보단 친근한 동반자로 생명의 존귀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집은 신문희 일러스트의 정감 있는 삽화가 읽는 재미와 더불어 보는 맛까지 더한다. 하 시인은 이 책의 표지화, 삽화에 대해 "책에 실린 동시들의 의미를 극대화 시켜준 것 같아요. 동화적인 분위기를 살려냈죠. 독자들이 시와 그림의 조화를 느끼며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의 온도가 더 올라갈 것 같습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동시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하 시인은 동시를 만나 시인이 된 게 아니다. 시인이 되고 동시를 새롭게 만나 그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그는 “세상 속에서 나를 엄마라고 불러주었던 아이 곁에서 작고 순한 것들의 소중함을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성인이 됐지만, 어린 자식을 키우면서 시(詩) 문장에 동심을 담아내고 있어요.”라며 웃음 지었다.

그는 스스로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 속에서 동심의 언어를 만난다. 자신을 제대로 보고자 하는 생각의 첫머리를 놓치지 않는 순간, 그 안에 생기가 솟아오른다는 것이다. 그는 “따스한 체온이 녹아있는 공감의 영역으로 열린 마음이 될 때 동시를 쓰고 있습니다. 동시가 좋은 이유 중 가장 큰 덕목은 단순함이에요. 평이하고 쉬운 언어를 찾으며, 그 안에 녹아있는 언어의 결이 자연스러워져야 합니다. 그 자리에서 만나게 되는 낮아짐의 실천이 일상까지 이어져야 하죠.”라고 설파했다.

하 시인은 앞으로 써놓은 시와 수필의 집을 찾아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사물을 바라보거나 사람을 만날 때 내밀한 의미를 만나고 그 단어나 문장을 기록했다가 새벽에 작품을 형상화하며 시집, 수필집을 엮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써놓은 작품들에 새로움을 더해 시집, 수필집을 출간할 계획이에요. 시인이라는 이름보다는 그 이름 너머 소박한 생활인으로 진솔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가끔은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갈증으로 남들은 별일 아닌 것에 대한 세심증이 돋을 때 다소 부대끼며 속앓이를 하기도 합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동시를 대하는 선입견이나 편향된 시선에 대한 아쉬움도 분명하다. 그는 “누구나 자유롭게 읽고 누구나 쓸 수 있는 시심(詩心)을 간직하면 좋겠습니다. 어린 말이 가진 온순한 정서야말로 모두가 지켜야할 유산이기 때문이에요. 지난 날 어린 시절의 흔적을 찾거나 만들지 말고, 지금의 이 순간 순결한 순간을 포착한다면 누구나 동시를 쓸 수 있죠. 관계에 담긴 유대감이 글로 기록되면 반드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됩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 하인혜 시인은?

하 시인은 대전일보,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이후 시와 수필의 장르에도 등단해 내실 있는 시 세계를 펼치고 있는 중견예술인이다.

저서로는 시집 ‘분꽃과 어머니’, 동시집 ‘엄마의 엽서’, ‘지금이 젤 좋아’가 있다.

현재 대일문인협회 사무국장, 대전문인협회, 대전아동문학회, 한국동시문학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에세이문학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