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1시 30분쯤 대전 서구 둔산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장을 찾아온 수험생이 배치도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
수능시험을 하루 앞두고 예비소집일인 17일 대전 서구 둔산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실 배치도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 송영두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7일, 대전둔산여자고등학교로 생애 첫 수능에 도전하는 수험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후배들의 응원 함성이 사라지자 다소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예비 소집이 진행됐다. 한 손에 수험표를 꽉 쥔 수험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들뜬 표정이 교차했다.

수험생들은 소집장소 옆 마련된 시험장 안내표, 시험실 배치도와 수험표를 번갈아 보며 거듭 확인에 나섰다. 수험생 유의 사항 가정통신문을 들고 있는 학생들은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체감하는 듯 상기된 얼굴이었다.

말하기 부끄러워 옆에 있는 친구를 떠밀던 수험생 최 모(19) 양은 "수험표를 보니 내일 수능이라는 게 실감나는 것 같다"며 "문과 지원자로서 영어와 국어영역에서 실수하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는 운동장으로 향했다.

수험생 유의사항 가정통신문·수험표를 받아들고 집합 장소에 나란히 선 학생들은 안내문을 천천히 읽어보고 수험표 과목, 시간 등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예비 소집 안내가 마무리되자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학교에 직접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건물 밖에서 까치발을 들고 자신의 시험장을 찾아 나선다. 각오를 다진 수험생들은 친구들과 인사를 나눈 뒤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수능시험을 하루 앞두고 예비소집일인 17일 대전 서구 둔산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실 배치도와 안내문을 꼼꼼하게 읽고 있다. 송영두 기자

이날 수험장을 찾아 운동장 먼발치에서 수험생 자녀를 응원하는 학부모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삼 남매 중 막내가 수능을 본다던 학부모 강 모(53) 씨는 “셋째의 수능을 끝으로 수험생 학부모를 졸업한다는 생각에 후련한 마음”이라며 “딸이 그동안 고생해온 만큼 제 실력 발휘해서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길 바란다”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원격수업·통합 수능 전환이란 조건 속에서 진학지도를 한 교사들도 떨리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응원했다. 둔산여고 이상인 교사는 “통합 수능에서 문과 학생들이 불리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실력껏 공부했다면, 그런 말에 개의치 않고 실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겠냐”며 “수능 당일 긴장하지 말고 좋은 컨디션,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에 응했으면 좋겠다”고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올해 수능은 사상 첫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진다. 문과 불리 현상에 대해 묻자 대전외국어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손 모(19) 양은 “제가 문·이과 통합 수능에서 문과가 불리하다는 말이 있는데 거기에 국한돼 생각하면 마인드 컨트롤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되니까 그런 거 따지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 믿는다”며 “3년 동안 노력한 만큼 제 실력보다 점수가 더 잘 나오길 기도할 것”이라고 파이팅을 크게 외쳤다.

수험생들은 수능을 준비하며 조심스레 시험이 끝나고 하고 싶은 일을 나열하기도 했다. 노 모(19) 양은 “오늘은 모의고사를 토대로 마지막 점검을 하고 빨리 잘 예정”이라며 “수능이 끝나면 좋은 결과를 받아 들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염색도 해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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