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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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등교수업이 제한되며 고등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심각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 가운데 상위권 학생 비율도 크게 줄어들어 학력 하향평준화가 눈에 띄었다. 게다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최근 11년 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0년 고등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분석' 결과 '우수학력' 저하 현상이 가장 눈에 띄었다. 우수학력은 교과목 내용을 80% 이상 이해하는 이른바 상위권 학생을 뜻한다.

지난해 고2 국어 평가 결과, 우수학력은 23.3%로 지난해 28.8% 대비 5.5%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해당 수치는 지난 2010년 이후 역대 가장 낮은 기록으로 우수학력 비율이 25% 미만으로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들이 카카오톡,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 활동으로 단문에 익숙해지고, 쓰기 능력이 제한되며 독해력, 문학작품 감상력 등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영어의 학력 저하 폭은 지난 2019년 40%와 비교해 2.9% 감소한 37.1%로 집계됐다. 이는 전반적인 영어 학력 수준이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등학교 수능 영어 절대평가에 따라 학습 준비 기간이 짧아졌음에도 감소 폭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수학은 0.3% 하락한 29.0%로 하락 폭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기초 미달인 하위권 학생뿐만 아니라 우수학력인 상위권 학생들의 비율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상위권 학생마저 줄어드는 이른바 '학력 하향평준화'가 가시화된 모양새다.

고2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 6.8%, 수학 13.5%, 영어 8.6% 등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과목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 2.8%포인트, 수학 4.5%포인트, 영어 5.0%포인트 각각 올랐다.

지난해에도 중·고등학교 국·영·수 모든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일제히 늘어난 바 있다. 지난해 3개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2010~2019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실시 결과 과목별 역대 기초학력 미달 비율 최고치는 국어 4.7%(2017년), 수학 10.4%(2018년), 영어 6.2%(2018년) 등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비대면 수업 비중이 커지자 고교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학력 저하는 남학생에게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2 남학생들의 과목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지난해 대비 각각 5%, 6.7%, 7.8% 증가한 국어 10.8%, 수학 16.3%, 영어 12.8% 등이다. 여학생 비율은 국어가 0.6% 올라 2.6%, 수학은 2% 상승한 10.6%, 영어가 2% 뛴 4.1%로 남학생에 비해 증가 폭이 작았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학력 저하는 기초학력 미달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고 남학생, 읍면 지역 학생들의 타격이 크다는 것을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상위권을 포함해 학력 수준이 떨어진 것이다. 이에 등교수업이 줄어든 만큼 평가 기준이 낮아져야 하지만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교는 그렇지 못해 학력 저하가 심각화되고 있다는 학부모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학부모는 “교육의 공적인 책임이 사적인 영역으로 넘어올수록 부모들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교육관계자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며 “학력 격차가 심화를 하루 빨리 막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보충 수업 등 학력 미달 학생들을 위한 대처와 더불어 상위권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한 조치도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학 교수는 “상위권 아이들은 물론 비대면 수업이라든지 자기 개별화 수업 속에서 모두가 방심할 수 있는 시기”라며 “고등학생들의 학력 증진을 위한 보다 뚜렷한 대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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