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터뷰] "낮은 것들의 마음에 시조란 사랑을 담다" 최현주 시조시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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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터뷰] "낮은 것들의 마음에 시조란 사랑을 담다" 최현주 시조시인을 만나다
  • 송영두 기자
  • 승인 2021.10.24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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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북은 매주 문인들을 만나 그들이 가진 독특한 창작 세계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소소하면서 진지한 대담 속에서 그들의 눈으로 본 세상을 뉴스앤북이 독자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뉴스앤북과 함께 분야와 지역을 넘어 다양한 책과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삶을 살아가며 자그마한 것들의 목소리를 괄시하지 않고 그 고독을 시조로 방생하는 사람이 있다. 최현주 시조시인이 그 주인공이다.

최 시조시인은 특유의 서정적인 단어의 미학으로 시조를 유쾌하게, 때론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는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웠던 것들을 표현해 그리움을 느끼게 하고 과거의 어떤 순간들을 추억하게 한다.

특히 최 시조시인은 시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 시조의 활성화를 위해서 동분서주한다. 현대시조의 질적 향상과 저변확대를 도모하는 그의 당찬 포부를 들어본다.

지난 2013년 최 시조시인은 문학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인근 문학관을 찾았다. 그는 그곳에서 시조 교실이 있다는 걸 우연히 알았다. 시조를 배우며 자연스레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그는 “다른 날과 다를 것 없던 하루, 우연히 시조를 만났습니다. 어쩌면 필연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시조의 매력을 느끼고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저한텐 벅차죠. 시조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지인들에게 참 고마운 마음입니다.”라고 돌아봤다.

느림의 미학이란 말이 있듯 최 시조시인은 다작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만의 시조 세계를 천천히 펼치고 있다. 그의 시조는 오랜 시간을 거쳐 압도적인 풍미를 갖췄다. 그는 “제가 시조를 배운지 약 6년이 됐는데 다작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지인들은 ‘빨리 시조를 써서 책을 내야지’라고 하는데 그건 제 스타일이 아니죠.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느리지만 깊고 진하게 시조를 쓰고 있습니다.”라고 넌지시 말했다.

시조시인으로 등단 후 다소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저서가 없었던 그는 최근 시조집 ‘안단테로 물든 오선지’(출판사 이든북)를 출간해 자신의 역량을 세상에 처음 선보였다. 첫 저서 출간 소감을 묻자 최 시조시인은 “제 모습을 남에게 온전히 보여준다는 게 부끄럽네요. 출판사에 시조를 넘기기 전에 걱정도 많았죠. 그저 제 모든 걸 쏟아 낸 책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게 참으로 감사합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최 시조시인은 시조집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것들이 아닌 어둡고 우울한 부분을 조명했다. 작고 상처 입은 것들의 슬픈 마음을 시조로 서술해 그 고독을 다독이기 위해서다. 그는 “TV를 보다가도 길을 걸으면서도 밝은 면보다는 그 이면을 보게 돼요. 그것들이 ‘나 힘들어, 도와줘’라고 말하면 저는 시조를 통해 ‘같이 가자, 힘내’라고 위로한 거죠. 힘든 삶을 대변해준다고 썼는데 ‘그부분을 제가 제대로 봤나’ 반성하기도 합니다. 제 눈으로 본 거니까 오해나 곡해가 없길 바라죠. 결과적으로 위로와 성찰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책을 읽을 때 ‘이런 식으로도 볼 수 있구나, 따뜻한 마음이 있구나’하고 봐줬으면 좋겠어요.”라고 희망했다.

시조집에는 아버지에 대한 부재, 그리움도 녹아있다. 최근 부친을 여윈 그는 시조 ‘문패’를 읽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최 시조시인은 “아버지가 지난해에 돌아가셨는데 친정집에 가니까 아버지의 성함이 담긴 문패가 있었어요. 오랫동안 셋방살이를 전전하다가 집을 장만한 뒤 가장 먼저 문패를 달았죠. 아버지가 생전 좋아하셨던 것들과 ‘이건 이렇게 남아있는데 아버지는 곁에 없다’란 슬픈 현실을 대조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삿날 준비해 둔 문패 달고 흘린 눈물

날마다 가족 위해 보초 서시던 이름 석 자

문패는

그대로 두시고

이사 가신 아버지

시조 ‘문패’ 中

시조집 '안단테로 물든 오선지'
시조집 '안단테로 물든 오선지'

시조는 그가 속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표현의 방법이다. 남에게 쉽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을 시조를 통해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시조시인은 “첫 시조집에서 제가 여태까지 느껴온 감정들을 여실히 전달하려고 했어요. 시조는 저에게 참 고마운 존재죠. 인생을 살면서 오른쪽 왼쪽 길이 있듯이 앞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여러 가지 길을 개척하며 그것을 시조로 표현하길 바라죠.”라고 힘줘 말했다.

시조가 젊은 세대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다. 그는 “시조가 고리타분하다는 색안경이 있는데 시조가 옛날 풍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시조의 현대화로 소재도 다양해졌죠. 젊은 사람들이 신선한 단어와 감각으로 시조를 써줬으면 합니다. 또 시조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 젊은 세대들이 시조판에 물밀듯 유입되길 바라죠.”라는 소망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최 시조시인은 가족들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저를 곁에서 바라봐준 가족들이 큰 힘이 됐어요. 시조를 배우는 과정에서 남편은 저를 묵묵히 바라봐주는 버팀목이었고 큰딸은 시조집 표지를 디자인해줬죠. 특히 작은딸의 예리한 성격은 시조의 내실을 다질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작은딸의 피드백에서 날카로운 지적과 따뜻한 응원을 동시에 받았어요. 가족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라며 말을 마쳤다.

최현주 시조시인
최현주 시조시인

◆ 최현주 시조시인은?

최 시조시인은 매일여성백일장, 전국한밭시조백일장, 한밭시조문학상 신인상, 대전문학 신인작품상, 중앙일보, 중앙시조백일장 10월 장원 등을 수상했다.

현재 대전시조시인협회, (사)한국시조협회, 대전문인협회, 오정문학회, 동서문학회 회원이며, 토방시조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조집 ‘안단테로 물든 오선지’가 있다.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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