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유통통합전산망
출판유통통합전산망

 

59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 ‘출판전산망’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출판유통 선진화를 위해 만든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구축 사업이 개통부터 출판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난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국감 자료를 통해 정부가 59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앞으로도 운영비 17억 6000만 원이 더 들어야 하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시스템에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하 통전망)은 출판사, 유통사, 서점에 분산된 도서의 생산, 유통, 판매 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하고 주체별로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2018년부터 추진해왔다. 지난 9월 1일 임시개통을 거쳐 9월 29일 정식개통됐다.

다만 현재 통전망은 출판사가 자사 도서의 판매를 조회할 수는 있지만 대형서점의 판매 조회만 가능하고 지역 서점들의 데이터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서점의 재고 조회, 주문 자동화와 물류 발주 시스템, 저자별 판매 조회도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10월 기준 전산망에 참여하고 있는 출판사는 1747개사, 서점은 326곳, 등록 도서 수는 3만 1642건에 불과하다. 교보문고에서 유통 중인 국내 종이책 56만여 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시스템 유지의 관건은 출판사들이 정확한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이지만 자료 등록에 필요한 항목이 너무 많아 중소 출판사나 1인 출판사 등은 관리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개선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와 진흥원이 출판계의 협조를 끌어내지도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표준계약서 도입 논란 등 기존의 갈등이 이어진 결과 통전망 운영을 심의하기 위해 만든 ‘출판유통 정보화위원회’에 대한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참여가 불발됐다. 급기야 출협은 지난 8월부터 독자적인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을 개시해 현재까지 707개 출판사의 참여를 이끌어 낸 상황이다.

김 의원은 “통전은 신간 도서의 전산망 등록 의무화시 야기될 반발, 통전망 운영 주체에 대한 논란, 진흥원의 통전망과 출협의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의 통합문제 등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민간의 협조가 없는 공공기관의 일방통행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억의 혈세가 투입된 통전망의 성공 여부는 출판사, 서점 등 사용자에 달렸다는 점에서 진흥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개선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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