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가 꼽은 내년 트렌드 '나노사회'(사진=미래의창)
김난도 교수가 꼽은 내년 트렌드 '나노사회'(사진=미래의창)

공동체가 개인으로, 작은 무리들도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돼 서로 이름조차 모르게 된다. 소비 트렌드(흐름) 예측 전문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생각한 2022년의 트렌드 키워드 '나노 사회'다.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2′(미래의창)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내년도 대표 트렌드 키워드로 ‘나노사회(Nano Society)’를 꼽았다. 김 교수는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인기, 선거를 앞두고 나타나는 에코 체임버(반향실) 현상 등이 나노사회의 증표”라며 “나노사회는 내년에 나타날 모든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의 근인(根因)”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선거를 앞두고 의견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도 나노 사회의 증표로 제시하고, 이를 극복하려면 기술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나노 사회가 심화하면 믿을 건 돈뿐이라 주식, 그림, 음악저작권 등 수입을 다변화하는 ‘머니 러시’는 더욱 커진다.

김 교수는 내년에 가장 주목할 세대로 ‘X세대’를 꼽았다. 1970년대에 태어나 아날로그와 디지털시대를 모두 경험한 X세대는 사회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는다. 40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있으며 자신의 10대 자녀와 생활방식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엑스틴’(X-teen)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제안한 내년 10대 소비 트렌드는 △투자와 '투잡'에 혈안이 되는 '머니러시' △상품 과잉 시대에 희소한 상품을 얻을 수 있는 '득템력' △도시에 살면서도 소박한 촌스러움을 삶에 더하는 '러스틱 라이프' △고통을 감수하는 대신 즐겁게 건강을 지키는 '헬시플레저' △X세대를 시장을 떠받치는 기둥으로 바라본 '엑스틴 이즈 백' △자기관리에 철저한 신인류의 등장을 뜻하는 '바른생활 루틴이' △실제와 가상의 경계가 사라지는 '실재감테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에 따른 상시 쇼핑 시대를 알리는 '라이크커머스' △브랜딩과 정치의 영역에서도 자기만의 서사가 필요하다는 '내러티브 자본'이다.

이 10가지 키워드를 합쳐 만든 내년을 표현하는 단어는 'TIGER OR CAT'이다. 팬데믹 위기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거침없이 포효하는 호랑이가 될지, 고양이가 될지 달렸다는 뜻을 담았다. 그는 “비대면 사업을 하더라도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지 못하면 쇠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 “같은 산업 내에서도 승자독식이 강해지고, 한계 기업을 인수한 플랫폼 기업이 영역을 확대하며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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